6개월 기간제 직원으로 일하기
지난해 12년의 경력단절을 끊고 재취업에 성공했다.
(지난 글 : https://brunch.co.kr/@noana/28 )
7월에 입사해 12월의 계약기간까지 끝내고 이제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12월 마지막 2주간은 코로나로 가정이 초토화(?) 되었다.
남편이 처음 확진이 된 후 아빠와 가장 가까웠던 딸이 확진이 되었다.
그리고 내 생일날 동영상 편지를 전해준 게 너무 고마워 안아주었는데 그 뒤에 내가 확진이 되었다.
가장 몸이 아파 학교를 못 가겠다던 둘째 녀석이 마지막으로 확진이 되면서 우리 가족은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가 된 지금까지 릴레이 확진으로 시간을 보냈다.
집콕생활을 원래도 했었기에 답답함은 없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사식(?)을 넣어주고 따로 방을 쓰며 소독하던 일은 하지 말걸 싶었다.
식료품은 쿠팡, 네이버 장보기를 이용해 주문했다. 그리고 배달의 민족, 배달특급을 이용했지.
음식들은 충분했다.
복작복작 네 명의 식구가 한 집에 일주일이 넘게 붙어 있어도 괜찮았다.
격리하면서 좋았던 건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고.
나는 재택을 하다가 확진이 된 후 남편은 다시 회사로 복귀를 했고 그대로 나는 일하던 곳에서의 계약기간이 끝났다.
차라리 가족확진으로 수동격리 때 출근을 할걸.
2주 동안 출근을 못하니 다시 현실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격리가 끝나고 회사에 짐을 찾으러 다녀왔다.
여전히 조용한 사무실 분위기.
이젠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시점이라 다들 바빠 보였다.
빨리 정리를 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팀장님과 팀원들이 차 한 잔 하자며 잡았다.
역시 좋은 사람들.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의 워크숍을 타 지역으로 갔다.
그렇게 1박 2일의 여정을 두 번 겪으니 정이 들었나 보다. 헤어질 때 정말 아쉽고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는 걸 보면.
체육대회 때 무대 위로 올라가 소찬휘의 'Tears'를 부른 건 관중들이 아마 다시 못 볼 사람들이어서 그랬나 보다.
그 후 성과공유회로 다시 한번 각 지역 진흥원 분들과 만났을 때 설마 알아볼까 싶었다.
근데 알아봤다. -_-a
그래서 그 사람들도 보고 싶다.
즐거웠다.
하루종일 웃을 수 있었고 일을 처리하고 있는 나 자신이 멋져 보였다.
바쁘게 움직여 자판을 두드린 게 과연 얼마만인지.
결혼 전 코딩을 하면서 야근을 할 때와는 또 다른 성취감이 있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업무였지만,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고 하나의 사업이 돌아가는 걸 보니 꽤 흥미로웠다.
계약기간 종료일은 12.31이고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시점은 1월이다. 그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한 건 좀 아쉽다.
또 다른 새로운 일이 생기겠지?
회사에 짐을 챙기러 간 마지막 날, 회사 앞 카페에 있는 텐트 안에서 담소를 나눈 것도 또 꿈같다.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해 준 이들이 있어 더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시종일관 웃음으로 대해준 그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고 행복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밥 먹으러 한 번 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