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이백 번째날

먼 옛날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198

먼 옛날, 내 이웃이 내게 말했습니다.

“나는 삶을 증오합니다.

삶은 그저 고통일 뿐이니까요.”

바로 어제 나는 어느 묘지 앞을 지나다가

삶이 그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원문⟫

A thousand years ago my neighbour said to me, “I hate life, for it is naught but a thing of pain.” And yesterday I passed by a cemetery and saw life dancing upon his grave.





새로 한 번역⟫

천년 전에 내 이웃이 내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삶을 증오해,

그건 고통의 한 가지일 뿐 무가치한 거야”

그리고 어제 나는 묘지를 지나다가

삶이 그의 무덤 위에서 춤추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읽기글⟫

삶을 고통으로 여기는 자,

얼마나 삶을 괴롭혔겠습니까?


그리고 그 삶에 얽어든 이들은

얼마나 자주, 영문도 모른 채 그 고통을 분유(分有) 했을까요.

그의 무덤 위에 춤추는 삶을 동정합니다.

비로소 삶은 해방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죽어서도 사는데

어떤 이들은 살아 있을 때 이미 죽어 있습니다.


삶이란 결국 ‘삶과의 화해’입니다.

당신이 삶에 대한 환상을 갖고 삶은 좋은 건데 왜 이렇게 괴롭지? 저 놈 때문인가?

하며 헛되이 헤매지 않는다면

당신은 곧 발견할 것입니다.


그대와 실랑이를 벌이었고,

이제 화해를 바라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작가의 이전글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백아흔아홉 번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