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이백일흔여섯 번째날

내가 그대 앞에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274

내가 그대 앞에 맑은 거울로 다가서면

그대는 나를 들여다 보며 그 속에서

그대 영상을 발견하고

나에게 말합니다.

“너를 사랑해.”

그러나,

그대는 내 안에 있는 그대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문⟫

When I stood a clear mirror before you, you gazed into me and saw your image. Then you said, “I love you.” But in truth you loved yourself in me.





새로 한 번역⟫

내가 그대 앞에 또렷한 거울로 섰을 때,

그대는 내 속을 응시하며

그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다음 그대는 말하였지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당신은

내 안에서 당신 자신을 사랑하였습니다



읽기글⟫

이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많은 이들이 사랑을

특이한 형태의 자기실현으로 둔갑시켜버립니다.

그들은 이 전락을 실천하다 황홀경에 빠져 상승으로 오인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몰아(沒我)의 것,

사랑은 스스로 움직이고, 스스로 판단합니다.

사랑하는 이는 그 사랑에 따르면 될 뿐.

그러나 판단을 놓지 않는 이들은

사랑하는 대신, 자위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얼마나 몸서리쳐지는 자기연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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