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삼백아홉 번째날

사람들에게 빈 손을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307

사람들에게 빈 손을 내밀었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다면 참으로 비참한 일입니다.

그러나 내가 가득 찬 손을 내밀었음에도

아무도 받는 이가 없다면

그것은 절망입니다.




원문⟫

It is indeed misery if I stretch an empty hand to men and receive nothing; but it is hopelessness if I stretch a full hand and find none to receive.





새로 한 번역⟫

그건 실로 비참한 일입니다

만일 내가 사람들에게 빈 손을 뻗고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면


하지만 그건 희망없음입니다

만일 내가 꽉 찬 손을 내밀었는데

그걸 받을 이를 아무도 찾지 못한다면




읽기글⟫

우리는 희망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을 보고 있습니다.

벌써 오래전 텔레비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를 보면서

함께 보던 지인이 “뱀파이어가 정말 있다면, 요즘 사람들 가운데는

물리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 거야”라고 말하였습니다.

쉽게 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진짜 그럴싸하게 여겨져 쉽게 넘기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의 뜻은 찾지 못하고

찾지 못하므로 힘껏 찾으려 하기보다

찾지 못하므로 다른 길을 자꾸만 찾아 보려 합니다.

이 모든 고통을 비켜 서는 길을 궁구합니다.

그러나 설령 과학이 클론을 양산하고, 그대의 두뇌를 수백년의 수명에 안착시키고

그대의 건강과 지식이 먼먼 뒷날까지 생동한다해도

신이 건넨 ‘죽음’을 기꺼이 맞이하지 않는 그대는

‘삶’을 채 다 건네 받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희망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그 1선 또는 2선에서 곧 그 경계를 경험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전선에 선 사람들 가운데 자신이 거기에 선 까닭을 알고 있는 이는

매우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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