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중력과 어울린다
모든 존재 가운데
중력을 가장 가볍게 헤친다
중력에 사로잡히지도 않고
중력을 아주 벗어나 버리지도 않는다
중력과 맺을 수 있는 최상의 사이를
고양이는 맺고 있다
그의 체형이 그렇고
생활방식이 그렇고
어리둥절하리만치 자유로운 운동이 그렇다
한껏 뛰어오르고
떨어지고 굴러도
곧 태연하다
고양이가 아름다운 건
이 세계, 중력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아무것도 해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하다
아뿔싸 눈앞에 자꾸 아른댄다
눈 뜬 사람은 안다
고양이는 번쩍
사뿐 날래다
늘어져 있고 팽팽하다
잘 먹인 시위처럼
놓여날 때를 기다리며
온종일 느릿하게 춤 춘다
고양이가 고양이하는 양은
중력의 세계에서 사는 법
교본이고 정석이다
배울 것
닮을 것
즐길 것
팽팽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