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 목표와 좌표

해님 다님이 된 오누이처럼

by 이제월



희망은 내맡김이지만

내맡긴 자는 게으른 자가 아니다.

내맡긴 탓에 더욱 지체없이 일한다.

희망하는 사람은 일하는 사람이다.

희망하는 사람은 일하는 가운데 기다린다.

다만 일하는 가운데 의혹하거나 미혹에 빠지느라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희망할 때에는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바, 잡히고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때문만은 아니다.


본래

희망은 목표와 좌표를 요구한다.

희망은 경로를 찾고, 보고, 타는 일이다.

경로탐색, 경로설정, 경로의존성이

희망 안에 내재해 있다.


희망한다는 것은 옮겨간다는 것이기 때문에

돛이 바람에 부풀듯

희망은 부풀어 방향과 힘을 갖는다.


또한 닻이 배를 붙들어

되돌아가지 않게 하듯

일하는 희망은 쉼을 경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쉼 가운데서도 희망은 뒤쳐지지 않고, 떠밀리지 않는다.

그의 경로는 그 안에 있기에

그를 밖에서 흔들 수 없다.


희망이 발견하고 요청한 목표와 좌표는

미래와 현재,

이상과 현실,

영원에서 출현해 낯선 그러나 필연한 나와

과거가 덕지덕지 쌓여 형성된 우연한 나, 그 잘 아는 낯을

공통의 언어로 지칭하는 것이다.

숫자여도 좋고, 다른 무엇이어도 좋다.


서로 쌍을 이루는 목표와 [현재] 좌표는

두 개의 기둥처럼 우뚝 서서

양끝에 생활을 묶을 수 있다.

이 묶인 줄이 방법이요 길이 된다.

이 줄 안에는 방법이 깃들어 있고, 질서가 있다.

이 줄은 그대로 길이 된다.

― 줄타기에서 이는 어렵지 않으나

사람들은 방법이 길이고, 길이 방법인 줄을 좀체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아들을 것 ―


목표와 좌표 사이를 이동하는 총력은

내재하는 의지와

그밖에

외부에 있거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힘,

둘의 합력이다.


그리고 현 좌표는 계속해서 움직인다.

중심도 따라서 움직인다.

중심은 점점 더 완전하게 목표에 근접하고

중심을 향해가는 데 들어가는 힘은 더 적어진다.

그러나 중심을 향해가는 힘 자체는 더 커지고 있다.


나는, 당신이.

온 세상의 나, 있었고, 있고, 있을 모든 순간의 나는

모든 세계, 모든 상태로부터

당신을 축복하여

당신이 저 먼 데서부터 에너지를 얻기 바란다.

당신의 현재의 힘은 금세 측량할 수 있다.

당신은 우연한 만남들로,

당신이 지각하거나 하지 못한 채로 충돌하여 일으킨 힘들로

얽히고 설켜 있다. 당신은 갇혀 있고

당신이 당기는 줄은 모두 당신을 옭아맨 줄이기도 하다.

당신이 힘을 쓸수록 그 줄이 당신을 조이는 힘도 커진다.

당신은 나아지려고 애쓸수록 힘겹고

괴로우며

마침내 나아지려고 애쓰는 것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자신을 소진시킨다는 환상에 시달린다.

사로잡히지 마라.


당신의 힘을 멀리서 가져오라.

마음껏 당겨보라.

그 줄, 오직 그 한 줄은

아무리 당겨도 당신을 그리고 옮겨주고, 더욱 더 단단하게

거기 있음을,

거기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 따름이다.

그 줄은 당신을 흔들지 않는다.

당신을 조여 얽매지 않는다.


현재의 욕망, 감정, 불편한 느낌, 힘듦에 흔들리지 마라.

그것이 조인다고 소리지르지 마라.

당신은 힘을 아껴 밖으로 토해내지 말고,

밖으로 토해내 적들, 비록 환상이지만, 당신이 힘을 주어 실질력을 발휘하는 마구니(마군, 魔軍)들의 원기를 왕성하게 하지 마라.

당신은 성하고 적들은 쇠하게 하라.

당신 안에서 참된 당신은 희망하고 있다.

희망하는 것을 희망하여

다른 것에 힘을 주지 말고

아이처럼 깊은 신뢰를 품고 청하여

힘을 얻으라.


좌표는 변한다.

목표는 거기 있고

당신을 이끈다.

단지 목표에 대한 당신의 인식은 성장할 것이다.


콜카타의 타고르 하우스에서

그 집 그 방에서, 타고르가 최후로 잠든 방에서

나는 벽에 걸린 타고르의 유언을 보았다.

내게 수신됐지만, 그때는 몰랐다. 왜 그것을 그토록 사무치게 새겼는지.

나는 송신하기 위해, 전하기 위해 들었다.


“너의 별이 너를 이끌 것이다”


가라.

희망을 거슬러 희망하라.

줄을 당겨라.


해님다님이 된 오누이처럼

호랑이에게 쫓긴

빈털터리 당신이

튼튼한 줄을 잡고

저기가 아니라

그냥[상대적으로] 다른 곳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다른 곳,

너머,

저 위로

위로

올라가기를 바란다.


당신이 어떤 해님 어떤 다님이 될지


나는 행복하다.

나는 전하였다.

당신도 행복하기 바란다.

당신도 전해 주기 바란다.


그러므로

고개 돌리고,

눈 감아도 또렷이 아는


세상(世上)의 양지(陽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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