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물거품 같이 읽기-스물아홉 번째날

기다림은 시간이

by 이제월


출판된 본문⟫ n.29

기다림은 시간이 새겨놓은 자국입니다.



원문⟫

Waiting is the hoofs of time.


새로 한 번역⟫

기다림은 시간이 밝고 간 자국


읽기글⟫

우리는

시간을 보내고

우리가 거기 자국을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기다리면서 시간에 자국이 남는다고.


그런데

그렇습니까?


나는 보았습니다.

기다림이 먼저 거기 있어

내가 거기 몸 들이는 것을.

병사가 참호에 몸을 숨기듯

나는 그곳을 사랑하기도

그곳을 증오하기도 하였음을.

시간이 먼저 거기에 골을 파 두었기에

공이 굴러 홈을 두드리듯

나는 마침 거기에 놓였습니다.


이 업(業), 카르마(Karma)를 두른 우리가

업을 푸는 것은

시간이 만들어 둔 인과(因果)로 결정되는 대신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고민하고 두렵고 공활한 삶에 발 디디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우리에게 제공한 것보다

더 강한 필연을 심는 자만이

낡은 필연을 우연으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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