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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월 Feb 29. 2024

물질의 세계_다가오는 책

에드 콘웨이의 망원경을 빌려 쓰다



최준영 지구본 연구소에서 출간 예정 도서의 서평단을 모집하는데 응모했다. 

에드 콘웨이가 쓴 [[물질의 세계]](Material World)(이종인 옮김) 

인플루앤셜이 펴낸 이 책은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부는 차례로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이렇게 여섯 개의 물질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정작 닮은 건 

다이아몬드의 책 [[총 균 쇠]],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일 것이다. 

그밖에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사이토 다카시)도 떠오르고 

[[대구]](마크 쿨란스키), [[설탕]](윌버 보스마)도 같이 떠오른다. 

이 책들은 모두 

세계의 일부요, 우리가 쓰는 도구일 뿐이라 여기는 것들이 

실은 우리 삶의 지배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정자였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른바 문화인류학의 범주에 크게 묶을 수 있는 책들이다. 

어떤 이는 주객이 전도되는 당혹을 느낄 것이고, 어떤 이는 비로소 암호를 푼 것 같은 희열을, 

어떤 이는 단순한 흥미거리만을 발견할지 모른다. 


에드 콘웨이의 [[물질의 세계]]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간다. 


이 책은 과거에 대한 책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제까지 우리가 

사실들, 과거, 지나간 우리의 결정과 발자국 들을 확인했다면, 

콘웨이의 이 책은 


일종의 '미래 인류학'을 보여 준다. 


이 물질들과 더불어 

앞으로의 세계가 어떻게 변해갈지 가늠하게 해 준다. 


이전이 지식은 우리의 통찰이 

과거가 현재를 축으로 미래를 향해 접혀서 찍히는 거울상, 데칼코마니를 통해 

내다보게 했다면 

이 책은 폴락의 작업처럼 

페인트를 들이부으면 나아가는 기세를 따라 

유체역학과 미적분이 그려내고 해명해 주는 

생동하는 복잡계, 


'나아가는 길'을, '나아가는 힘'을 지렛대 삼아 비추어 본다. 

랜턴을 켜서 

아직 아무도 들어가 보지 않은 동굴 속을, 

아무도 발 딛지 않은 경계 바깥을 비추는 것만 같다. 


이 책은 상상보다는 확실한 사실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결국 그것이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 더 역동적으로 펼쳐질 일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그려냄으로써 

우리가 '미래'를 읽고 있다는 감상을 자아낸다. 


1부는 내가 먼저 보았지만 

6부까지 읽는 건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가 있다. 


책을 어서 서점 매대에서 만나고 싶다. 


미래를 보는 일은 

재미나고, 

길잡이를 동행하면 더 신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사를 읽는 데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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