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글쓰기 9기 6일차
유년 시절의 기억 중 여전히 어렴풋하게 혹은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
독서모임 [내향북클럽]에서 나온 생각거리 질문이다.
길 잃은 아찔한 경험은 없다.
혼난 기억이 난다.
유년 시절 아빠게 딱 한 번.
차와 관련된 일이다.
나는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있었는데 혼자는 아니고 둘이었다.
엄마였는지, 동생이었는지 누구랑 앉아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뒷좌석에도 누가 타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없지만,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
확실한 건 한 차의 정원 수 보다 더 많이 타고 있었던 거 같다.
차가 귀한 시절, 차가 익숙하지 않았던 그 시절
그 옛날에는 한 차에 여려 명이 끼어 타고 그랬다. ㅋㅋ
지금 생각해 보면 위험했다.
경찰차가 앞에 보이면 "머리 숙여~~" 이랬던 생각이 난다 ㅎㅎ
아빠가 운전 중이셨고, 나는 조수석에 누군가와 함께 앉아 있었고,
우리 차는 빨간 신호등으로 서 있는 상황.
그 순간, 나는 바로 옆에 있던 '사이드 브레이크'에 손이 갔고,
호기심에? 아니면 무심코? 별생각 없이 잡아 올렸다.
그때! 아빠께 엄청 혼났다.
아무거나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고!!
사이드 브레이크가 뭔지도 모르던 때,
그 '아무거나' 중에서 사이드 브레이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턱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달리는 중이 아니었으니 천만다행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 사건만 빼면 아빠께 혼난 기억이 없다.
아빠는 혼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아니면 아빠의 적당한 무관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랬을지도.
대학에서 전기를 전공하신 아빠는 엔지니어이시다.
대기업 건설회사를 다니시면서, 또 개인일을 하시면서 외국에 많이 나가계셨다.
리비아, 레바논, 사우디 등의 중동지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방글라데시 등등
나의 유년 시절 아빠는 건설 관련 일로 해외에 계시는 기간이 많았다.
지금도 퇴직 없이 건설 현장을 누비시는 아빠시다.
주말에 친정에 갔더니, 아빠의 책상 위에 토지 1권이 놓여 있었다.
사실 나보다 먼저 아빠, 엄마께서 <토지를 쓰던 세월 전>을 다녀오셨다.
아빠는 70대 중반 <토지>를 읽으신다. (젊은 시절에는 안 읽으신 듯)
나는 지금 40대 중반에 읽고 있다.
우리집 삼남매는 <토지>를 언제 읽게 될까?
우리 애들은 "<토지>, 엄마가 맨날 읽던 책" 이렇게 기억하지 않을까?
어렴풋하게 또는 생생하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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