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J 남주 Dec 27. 2024

[내향북클럽] 1주차 생각 질문

함성 미라클 글쓰기 챌린지 10기 10일차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흰>.

<내향북클럽>에서 12월에 읽고 있는 책이다.


한강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결코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은 표지이다.

1장 나, 2장 그녀, 3장 모든 흰


첫 시작은 다음과 같다.


흰 것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한 봄에 내가 처음 한 일은 목록을 만든 것이었다.

강보
배내옷
소금

얼음


파도
백목련
흰 새
하얗게 웃다
백지
흰 개
백발
수의

한 단어씩 적어갈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흔들렸다. 이 책을 꼭 완성하고 싶다고, 이것을 쓰는 과정이 무엇인가를 변화시켜줄 것 같다고 느꼈다. 
(중략)
활로 철현을 켜면 슬프거나 기이하거나 새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이 단어들로 심장을 문지르면 어떤 문장들이건 흘러 나올 것이다.


짧은 이야기가 여러 편이다. 

분명 소설이라 적혀 있는데,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거 같다. 

'내가 얼마나 깊이 읽고 있는가?'는 별도로, 속도면에서는 생각보다 잘 읽히는 편이다. 


학기말 바쁜 업무로 독서모임 진도대로 읽지 못했지만, 95쪽까지 읽었다.

95쪽은 2장 그녀 중 '빛의 섬'이다.

여섯 문장. 길지 않다. 


그녀가 무대에 오른 순간, 강한 조명이 천장에서부터 쏘아져내려와 그녀를 비췄다. 그러자 무대를 제외한 모든 공간이 검은 바다가 되었다. 객석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없었다. 그녀는 혼란에 빠졌다. 저 해저 같은 어둠 속으로 더듬더듬 걸어내려갈 것인지, 이 빛의 섬에서 더 버틸 것인지


이렇게 타이핑하면서 한강의 문장들을 다시 읽어 보니 참 좋다.

배우고 싶은 문장들이 참 많다.

언젠가 따라서 내 글에 쓰고 싶은 문장들이 넘친다.


✅<내향북클럽> 1주차 질문에 답해본다.

1. '흰 것'하면 떠오르는 것은?

두루마리휴지, 눈, 호텔침대시트, 백합, 화선지


2. "11쪽 시간의 감각이 날카로울 때가 있다. 몸이 아플 때 특히 그렇다." -> 나를 괴롭히는 통증은?

왼쪽팔보다 불편한 오른팔.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한 결과 같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인식한 통증은 무릎 통증.

대학교 3학년 때 한 달동안 유럽 배낭여행 다녀 온 후 생겼다. 

무거운 배낭을 매고 걷고 걷고 또 걸었던 여행.


3. 눈송이를 유심히 혹은 멍하니 본 적이 있나요? 그럴 때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드나요?

평온하다, 조용하다. 예쁘다, 참 가벼워보인다

언제까지 내릴까? 얼마나 쌓일까? 길이 미끄러울까? 

'반 아이들이 눈놀이 하자고 나가자고 하겠지?'라는 생각


4. 혼자 아기를 낳는 것, 생각만으로도 힘든 일인데 아기가 내 품에서 죽어가는 건 슬픔을 넘어 애끓는 마음일 것 같습니다. 오열의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나요?


어릴 때부터 잘 때 안고 자던 작은 이불(수건?)이 있었다, 그 수건을 중학교 때 버렸다.

그 때 울었던거 같다. 아마도 오열이지 않았을까? 실제로는 오열이 아닌 울음이었수도 있지만, 그만큼 슬펐던거 같다.. 오열한 적이 성인이 되어서는 없는거 같다. 생각이 안난다.

다른 분들의 글 읽으니 역시....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그 때 오열하지 않을까... 생각만으로도 슬프다.


5. 좋아하던 무언가를 어떤 계기로 멀리하게 된 적이 있나요? (21쪽 한강 작가님이 개를 멀리하게 된 이유는 지난번에 읽은 <디에센셜 한강>에 나왔었지요~ 교통사고를 당한 개를 안아주었는데 그 개가 작가님을 꽉 물어버렸다고ㅠㅠ)

좋아했던 것은 아니지만 멀리하는 것이 있다.

바로 닭이나 새 종류

내가 기억하는 내 인생 처음부터 닭이나 새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외갓집 마당에 무리 지어 다니던 닭들을 피해 도망다녔던 기억이 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거 같지는 않은데, 닭이라 새는 그냥 무섭고 싫다.

당연히 새를 못 만진다. 앵무새 까페는 절대 못 간다.


고기!

좋아했지만, 멀리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그러니깐 작년 여름부터 채식을 선택했다.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 신기할만큼.


6. 같은 장소인데 날씨, 마음, 동행한 사람 등의 다른 조건으로 인해 완연히 다르게 느껴진 적이 있나요?


아이들과 함께 있는 교실과 아이들이 하교를 하고 난 후 혼자 있는 교실은 완전 다르다

자주 들락날락하는 도서관이라도 혼자 갈 때와 애들을 데리고 갈 때는 전혀 다르다.

혼자 또는 가족과 같이 갔던 곳을 학교에서 체험학습 장소로 가면 새롭게 보인다.


7. '흰 도시'처럼 나에게 어떤 색깔로 남아 있는 곳이 있나요?

 

내가 근무하는 곳. '학교'

지금 근무지는 나의 세 번째 학교이다.

신규 발령을 받은 첫 학교는 파란색 (연애-결혼-첫째출산)

두번 째 학교는 주황색(둘째-셋째 출산-미국2년살이)

지금 학교는 초록색인것 같다.

한 가지 색으로 선택해보라고 한다면 이렇다.

그냥 떠오르는 색깔이다.


다음주까지 <흰>을 완독할 것이다. 

질문에 답을 써보는 활동이 재미있다.

2주차 3주차, 4주차 생각거리에 대한 글쓰기도 기대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