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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Jan 04. 2025

[내향북클럽] 3주차 생각 질문

함성 미라클 글쓰기 챌린지 10기 20일차

다움북클래스 티나샘과 책사언니 예슬샘의 이끌어주심으로 한강의 <흰>을 완독했다.

'내향북클럽'의 장점을 꼽으라면 매주 생각질문이 있다는 점이다. 

3주차 질문에 간단히 답해 본다.  


1. (97쪽 자신을 버린 적 있는 사람을 무람없이 다시 사랑할 수 없는 것처럼 / 무람없다:예의를 지키지 않으며 삼가고 조심하는 것이 없다) 무람없이 사랑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그런 사랑을 한 적이 있나요?


다음은 "무람없다'의 예문이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어른에게 무람없이 굴지 마라.

대경이는 친척 어른에게 무람없이 굴다가 엄마에게 혼이 났다. 

소영이는 대호가 윗사람 앞에서 무람없이 담배를 피워 무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다. 

그때 의곤이가 무람없이 말허리를 자르며 야발스럽게 어깃장을 놓았다.

제 행동이 다소 버릇없고 무람없더라도 용서하십시오. 

구민식은 여느 때 자기 앞에서 거의 의식적으로 무람없는 짓을 함부로 해 보이곤 하는 정짝귀의 부은 입 모습을 건너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어린 후배가 무람없는 농지거리를 던져도 곰살궂게 대거리해 줄 만큼 도량이 두둑했다.


예문들을 보면 '무람없다'는 분명 부정적인 의미이다.


무람없는 사랑

그 의미가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곱씹고 곱씹고 곱씹어보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거 같다. 

남편을 무람없이 사랑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 우리 가족이 있는 게 아닐까?

엄마로서 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무람없는 사랑이 아닌가?

때로는 친정 부모님의 무람없는 사랑이 감사하다고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그 언젠가.... 누군가의 나에 대한 무람없는 사랑이 그리울 때가 있지 않을까?


2. (99쪽 아름다움을 통과했다. 묵묵히.) 와닿은 문장이 있다면 나눠주세요. 저는 이 글 옆에 "인생을 통과하는 중이다. 묵묵히."라고 써두었어요.


(87쪽) 흰 돌

바닷가에서 주운 흰 조약돌

파도에 닳아 동그랗고 매끄러운 돌

침묵을 가장 가장 작고 단단한 사물로 응축시킬 수 있다면 그런 감촉일 거라고 생각했다.


흰 조약돌은 침묵이 응축된 사물이라고 한 부분이 와닿았다.

나는 어떤 사물로 응축시킬 수 있을까? 

또 그 사물은 어떤 감촉일까?


3. (110쪽 흰 쌀들은 고요하다) 흰 쌀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을 나눠주세요.

가장 먼저 급식이 떠오른다.

급식의 밥은 거의 흰 쌀밥이다.

우리 집에는 흰 쌀, 즉 백미가 없다.

현미쌀과 현미찹쌀로만 밥을 한다.


4. (119쪽 나 대신 지금까지 끝끝내 살아주었다면) 그랬다면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 날이 왔을까요? 누군가를 대신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마음은 어떨까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나요?


누군가를 대신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누군가를 대신해서 산다는 것은 대단한 책임감이 뒤따를 것 같다.


5. (129쪽 당신, 올 수 있다면 지금 오기를. 연기로 지은 저 옷을 날개옷처럼 걸쳐주기를.) 넋이나 혼, 사후(죽은 후)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나요? 


저는 혼의 존재를 믿지요. 

나의 '몸(육체)'라는 그릇에 담겨 있는 혼(spirit). 만질 수는 없지는 느낄 수 있는 혼.

사후(死後).. 저는 생(生)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밤이 되면 잠을 자고 아침이 되면 일어나는 것처럼요.

'잠'은 '작은 죽음'이라고.

알게 모르게, 본연적으로, 인간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잠자는 걸 싫어하죠.. 잠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에.

 


6. (133쪽 죽지 말아요. 살아가요.) 어쩐지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 같아요. Keep Going_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기! 제가 좋아하는 글귀입니다. 관련한 글귀나 명언 알고 계시면 나눠주세요 :)


원서 읽기 모임에서 2002년 뉴베리상을 받은 <A Single Shard(사금파리 한 조각)>을 읽고 있다. 

<A Single Shard(사금파리 한 조각)>는 12세기 고려시대 도자기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고아 소년 목이(Tree-ear)가 도공이 되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용기를 내고 인내하는 내용이다. 

다른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려는 목이의 모습 또한 감동을 준다. 

이번 주 내가 뽑은 최고의 글귀는 이 책의 8장에서 두루미 아저씨가 목이에게 해 준 말이다.


네 마음은 네가 송도까지 갈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하지만 네 몸한테는 그 사실을 알려주면 안 돼.

언덕 하나, 골짜기 하나

하루에 하나씩만 생각해야 해.

그러면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마음이 지치는 일이 없을 거야.

하루에 한 마을. 


“Your mind knows that you are going to Songdo. But you must not tell your body. It must think one hill, one valley, one day at a time. In that way, your spirit will not grow weary before you have even begun to walk. One day, one village. That is how you will go, my friend.”



7. (138,139쪽 사진) 무엇이 떠오르세요? 


흰가래떡과 데칼코마니가 떠오른다.

붕대도 떠오른다.


<흰>의 표지와 본문 이미지들이 한강 작가가 언니-아기를 위해 했던 퍼포먼스의 한 장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2016년 4월 17일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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