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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Feb 17. 2024

피로 글을 쓴다는 건

66일 글쓰기 챌린지 27일차

히틀러는 싫지만 니체는 좋다.


<마흔에 읽는 니체>를 읽고 있다.

솔직히 니체에 대해 잘 몰랐다.

철학자라는 거 정도만 알고 있었다.

책을 통해 니체에 대해 알아가는 중인데 참 매력적이다.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기에 글쓰기에 대한 니체의 생각이 유독 와 닿았다. 


나는 모든 글 가운데서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그대는 피가 곧 정신임을 알게 되리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피로 쓴다는 것이 물론 안중근의 단지혈서와 같은 것은 아님을 나도 안다. 


<마흔에 읽는 니체>의 저자 장재형은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피로 쓴다는 것은 '살아 숨쉬는 글을 써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살아 숨쉬는 글은 책상머리에 앉아 떠오른 생각이나 관념을 끄적거린 글이 아니다. 

고독에 몸부림칠 때 위로해 주는 글, 삶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하는 글,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게 달리고 싶은 삶에 대한 열정을 갖도록 하는 글.

한 마디로 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온몸'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다. 

온몸으로 체험한 삶의 지혜가 혈관 속으로 녹아들어 그 피가 글로 표현될 때 '정신'으로 영원히 존재하게 된다. 니체는 죽었지만, 피로 쓴 니체의 글은 정신이 되어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고 있다. (190쪽)


그리고 니체는 두 가지를 덧붙인다.  

절실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글을 써라.

쉽고 간결하게 써라.


니체가 말한 글을 보다 훌륭하게 쓴다는 것은 더 훌륭하게 사색하라는 것이다. 

결국 글을 잘 쓴다는 것은 훌륭한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한다는 것.

정신을 표현하는 것

그렇다 정말 맞는 말이다.

2022년 8월부터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글쓰기를 한 후 나의 가장 변화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쓰기 전까지, 내가 생각을 많이 하며 사는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머릿 속에만 머물지 않고 글이라는 형태로 나와야지 '진짜 생각'하는거였구나.

요즘 매일 글을 쓰며 훌륭한 생각을 많이 하려는 '나'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기특할 뿐이다.


생각해보면, 22년에 생각하고 쓴 글과 23년에 생각하고 쓴 글은 또 달랐다.

글은 쓰면 쓸수록 절실한 마음이 더 담기는 것 같다. 

절실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쓰라는 니체의 말이 크게 공감 가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쉽고 간결하게 쓰라는 조언을 한다. 

어떻게 보면, 쉽고 간결하게 글쓰기는 내가 따라 하기에 제일 간단한 규칙이다. 

예쁜 말, 멋진 말을 찾아 헤매면 내 머리만 고생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충실하면 그만이다. 


"다른 사람들이 한 권의 책으로 말하는 것 또는 한 권의 책으로도 말하지 못하는 것을 열 개의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었다는 니체의 야심이 담긴 말에 전율이 흐른다. 


오늘 아침 독서모임 줌 미팅에서 헤르만 헤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헤세의 문장들도 읽고 싶어졌다. 


히틀러는 싫지만 니체도, 헤르만 헤세도 좋다.

니체와 헤세가 태어난 독일이라는 나라가 내 마음에 들어와 앉아 버렸다.


독일은 대학생 때 간 유럽배낭여행지 일곱 개 나라 중 하나였다.

그 때 하이델베르그의 '철학자의 길'을 가 본 기억이 있다.


독일에 또 한 번 가 보고 싶다.

독일과 인연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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