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4살 넘어가면서부터 집돌이가 되었다. 어디를 가자고 해도 대부분은 싫다고 대답한다. 가게나 놀이터 같은 곳은 좋다 할 법도 한데 말이다. 반면에 둘째는 어디든 가고 싶다. 그래서 지난 일요일, 첫째 없이 간둘째랑 한 외출에선 마음껏 옷도 사러 가고 가게도 가고 공원에서 스케이트도 탈 수 있었다.
둘이 이렇게 다르니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는 길에는 둘 중 한놈이 맘 상하기 일쑤다. 어제는 끝나고 가게를 들리자는 둘째의 제안을 첫째가 단박에 거절해, 둘째가 집에 오는 내내 징징거렸다.
그런데 첫째가 웬일로 오늘은 가게에 따라가겠단다.
오늘은 웬일로 가게에 가냐는 내 물음에 6살 난 아들은 할아버지 같은 멘트를 날렸다.
집에 먹을게 하나도 없잖아
근데 사실 엄마가 엊그제도 가방 한가득 무겁게 장 봐왔었다. 너 먹고 싶은 게 금방 없어져서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