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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연두 Dec 02. 2021

집에 먹을게 하나도 없잖아

오늘은 왜 가게를 가냐는 질문에 6살 아들이 한 대답

첫째는 4살 넘어가면서부터 집돌이가 되었다. 어디를 가자고 해도 대부분은 싫다고 대답한다. 가게나 놀이터 같은 곳은 좋다 할 법도 한데 말이다. 반면에 둘째는 어디든 가고 싶다. 그래서 지난 일요일, 첫째 없이 간 둘째랑 한 외출에선 마음껏 옷도 사러 가고 가게도 가고 공원에서 스케이트도 탈 수 있었다.


둘이 이렇게 다르니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는 길에는 둘 중 한놈이 맘 상하기 일쑤다. 어제는 끝나고 가게를 들리자는 둘째의 제안을 첫째가 단박에 거절해, 둘째가 집에 오는 내내 징징거렸다.


그런데 첫째가 웬일로 오늘은 가게에 따라가겠단다.

 오늘은 웬일로 가게에 가냐는 내 물음에 6살 난 아들은 할아버지 같은 멘트를 날렸다.


집에 먹을게 하나도 없잖아


근데 사실 엄마가 엊그제도 가방 한가득 무겁게 장 봐왔었다.  너 먹고 싶은 게 금방 없어져서 그렇지..


하지만, 그렇게 가서 산건 고작 빵, 포도과 사과.


집에 오자마자 빵을 두 개씩 먹어치운 아이들 덕분에, 오늘도 나는 따로 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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