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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은새 Nov 08. 2019

슬픔이여... 안녕!

                   7


그에게선 늘 그의 차 냄새가 납니다.

그의 머리에도

그의 손에도

그의 옷에서도

그의 입술에서도

진하지 않은 그윽한 향기가 흩날립니다.    

그가 친구였을 땐

그에게서 나는 냄새는

분명 차 냄새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이제 그의 차에서는 그의 냄새가 납니다.

내 가슴속 깊이 배어 버린 그의 향기 말입니다.                            

           

  

                  8

그와 나의 변하지 않는 친구

삶이 날 힘들게 할 때

내가 삶을 힘들게 할 때

아무 말 없이 달래주던 착한 친구

그 친구를 가운데 두고

우정을, 사랑을, 삶을, 세상을

그와 나는 함께 읊조렸습니다.

이런 우리를 늘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던 우주 같은 친구를

오늘은 나혼자 쓰게 들이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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