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머릿속이 멍해진 채로
거리를 헤매다가
스쳐 지나가는 경찰 순찰대 한대를 보며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나온 작은 웅얼거림
짭새들...!
우리 집 근처엔 짭새가 유난히 많다고
습관처럼 내뱉던 그의 말
그가 싫어하는 짭새들은
내 곁을 이리도 자주 스치는데
왜 그와는 단 한번도 스치질 않는지...
22
언제까지 이렇게
그것도 나 홀로
더 이상 속앓이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그와의 관계를 확실히 할 겁니다.
하지만 그 앞에만 서면
온 몸이 굳어버리고
그와 눈이 마주치면
내 눈동자는 떨리고
그에게 말을 걸려 하면
내 입술은 더듬더듬 반벙어리가 됩니다.
나를 바보 같다고 생각할
그를 상상하니
악소리나게 내가 싫어져
어디론가 내 몸을
날려 버리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