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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의 유럽일기 Apr 17. 2018

비자, 너란 녀석




내일은 비자를 신청하러 가는 날.

일찍 자야하는 날은 더 못자는 습관 때문에 12시가 넘도록 깨어있다.

독일의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독일의 관공서에 가는 것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어로 암트(amt)라고들 부르던데, 영어로는 오피스라는 뜻이란다. 

말도 잘 안통하고, 깐깐하고, 사람 잘못 만나면 불친절하기에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다 친절했으니 걱정은 안하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영향을 안받을 수는 없고, 꼼꼼하게 챙겨놔야 하는 건 확실하니 이번 비자를 준비하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독일 비자 중 두번째로 쉬운 비자를 준비하면서도 스트레스가 이만큼인데 다른 비자는... (휴)



비자라는 건 받았을 때는 참 좋으면서도 기간이 끝나가면 그렇게 꼴보기 싫을수가 없다.

지구는 둥글고 땅과 바다는 연결되어 있는데 인간끼리 선을 그어서 니 구역과 내 구역을 나눠서는 마음대로 넘어오지 말라니.

생각해보면 참 웃기다고 늘 생각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다들 고생해서 먼 나라까지 오기 때문에 비자라는 것 때문에 강제로 돌아가는 건 싫은 일이긴 하다. 그래서 다들 비자를 위해 엄청 노력하면서 산다. 

내가 독일에 지낸다고 하면 이민 가고 싶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길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 나도 그냥 독일이 살기는 좋지, 하고 가벼이 대답하고 말지만 속으로는 진짜 이민을 준비하면 저 사람이 이걸 다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는 해외 생활을 꽤 했으면서도 비자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에겐 돌아갈 내 나라가 있는데, 굳이 남의 나라에서 정착하려고 애쓰진 않는다. 특히 내 주위 사람들이 받는 비자 스트레스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 난 저건 싫다' 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내가 처음으로 내 의지로 한 나라에 더 있어보겠다고 비자 신청을 하러 간다. 

서류준비하고 복잡한거 딱 싫어하는 나인데. 

이걸 그래도 다 준비했네.

수고했다, 노이.






ps. 2년 나와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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