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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 Dec 11. 2018

독일 꼬맹이들의 손그림

꼬맹이 하나하나는 받고싶은 선물을 그려서 트리에 걸어두었다.




12월의 유럽은 어딜 가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썩인다. 한두 번 겪어봤다고 이제는 처음보단 덜 설레긴 하는데, 얼마 전 새롭게 눈길을 사로잡은 게 있었다. 평소처럼 장을 보고 마트를 빠져나오는 길에 서있던 큰 크리스마스 트리에 빼곡하게 독일 꼬마 아이들의 손그림이 걸려있었다. 각자 갖고 싶은 선물을 그려서 걸어두면 아마 추첨을 통해 마트에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해주는 모양이었다. 이런 소소한 이벤트가 참 정겨워 트리에 있는 그림을 하나하나 들여다봤다.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른 외딴 나라에 가도 우리가 공감대를 느끼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순수한 아이들인 것 같다. 오늘은 독일의 다른 점, 특이한 점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순수하고 희망 가득한 아이들의 그림을 몇 점 공유한다.









첫 번째 그림!

6살짜리 남자아이가 그린 미니언 장난감 그림. S.O.S Minions-Alarm이라는 장난감이 갖고 싶은 모양이다. 그것도 괄호를 치고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놓았다. 그냥 미니언이 아니라 S.O.S Affenalarm 같은 장난감이라고 예시까지 들어놨다.





 

원숭이 대신 미니언이 매달려 있다




 처음엔 알람이라고 해서 무슨 긴급 출동 알람 소리가 나는 장난감인가 했는데 찾아보니 우리에게도 친숙한 장난감이었다. 독일에서는 원숭이 버전, 즉 오리지널 버전을 Affenalarm이라고 부르는 듯하다. 막대기에 원숭이들이 꼬리를 걸고 매달려 있고 최대한 원숭이들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막대기를 하나씩 빼내는 것이 핵심이었던 게임으로 기억한다. 여기는 원숭이 대신 옷도 입지 않은 샛노란 미니언들이 원숭이처럼 매달려 있었다.









루카라는 이름의 7살짜리 아이도 SOS 미니언 알람 장난감을 원했다. 여기도 괄호 쳐서 Affenalarm이라고 적혀 있다. 위의 6살 짜리 아이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괄호를 치고 Affenalarm이라고 적혀 있는데 사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자세히 보니 글씨체가 상당히 비슷하다. 아마 두 아이를 둔 꼼꼼한 독일 엄마가 아이들 대신 정확한 장난감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보충 설명을 적어준 것일까?










세 번째 그림은 아다레타라는 8살 아이의 그림.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뭔가 디테일함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아이들 장난감에 무지한 나는 이것도 뭔지 모르겠어서 검색을 해보았다. 찾아보니 한국에서도 알려진 도블이라는 독일 장난감 브랜드의 카드 게임이었다.










실물과 비교해보니 정말 똑같이 잘 그려놓은 게 다시 한번 느껴졌다! 너 커서 그림 좀 그리겠구나?










네 번째 그림은 아이의 나이나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지만, 그림으로 대충 짐작은 가실 것 같다. :)

파란색 색연필 하나로 뭔가 귀염귀염한 곰돌이 얼굴과 사람 두 명을 그려놓은 이 그림 위에는 플레이모빌이라고 적혀 있었다.







플레이 모빌은 나도 몇 번인가 조카에게 선물한 적이 있는 장난감이다. 아마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할 것이다. 레고와 또 다른 매력으로 아이들 장난감계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브랜드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매력 때문에 나도 플레이모빌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다. 그림은 조금 어설프지만 플레이모빌의 귀여움은 충분히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









8살 된 빈센트라는 어린이는 레고 시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다. 초록색 들판과 나무 하나, 사람 한 명, 개로 추정되는 동물 한 마리 위에 LEGO라는 글씨를 또박또박 써놓았다. 왠지 내가 어린 시절 처음 그림을 그릴 때에 이렇게 그리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친숙한 나무 그림에 마음이 묘해졌다.










내가 고른 마지막 그림은 나를 조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처음에 얼핏 보고는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는 양말을 여러 개 그려놓은 줄 알았다. '선물을 여러 개 받고 싶어서 여러 개를 그렸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100피스 퍼즐의 퍼즐 조각을 그려놓은 것이었다. ^^;






아이들은 어떤 퍼즐을 하나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생각보다 꽤 정교한 그림(?)의 퍼즐들이 가득했다. 내가 아이들의 실력을 너무 얕보았나? 심지어 몇몇 퍼즐은 나도 맞춰보고 싶을 정도로 알록달록하고 동화같이 예쁜 퍼즐들이 많았다.







음... 어쩌면 내 독일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나도 독일 어린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하지 않을까...?














노이 소속그여름의함부르크 직업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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