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젯밤에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행복을 느꼈고, 오늘 밤도 그러했다.
특별한 일이 있었냐고?
그렇지는 않았다. 요즘 육체적 부상 때문에 밖을 나돌아 다닐 수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지내고 있어서 오히려 기분이 가라앉아있던 차였다.
그런데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어젯밤도 오늘 밤도 내 마음을 더없이 충만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벅차오르는 내 감정에 대해서 '나 행복해'라고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또 그 사람은 아무런 시기나 질투 없이 순수하게 그런 내 감정에 대해 같이 좋아해 준다는 사실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한다.
뭐 대단하게 사람들에게 배신당하거나 괴롭힘 당한 적이 있진 않았다. 그런데 나는 보기보다 훨씬 소심해서 작은 일들에 너무 놀라 더 큰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엄청나게 자기 방어를 했더랬다. 관계를 맺는 일은 어째서 살아갈수록 더 힘들어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오히려 아무것도 몰랐을 때가 더 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 나는 누가 내 삶에서 진짜 친구인지 아닌지를 잘 보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조금씩 조금씩 내 마음을 온전하게 내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내 인생에서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상대하는 것이 여전히 힘들긴 하지만, 내 사람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 덕분에 하루하루가 참으로 행복하다.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고맙고 사랑스러운 사람들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