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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의 유럽일기 Apr 23. 2022

독일에서까지 스벅을 가야만 했던 이유

한국과 독일의 카페 문화 차이 10가지 (1)

'도서관에 갈까, 카페로 갈까' 고민이 될 때 나는 주로 카페로 향하는 타입이다. 도서관도 너무 좋지만, 일도 공부도 카페에서 하는 게 좀 더 좋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카페 가는 걸 좋아했고 독일에 와서도 카페에 자주 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느꼈던 한국과 독일의 카페 문화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지만.




2020년 여름, 독일의 로컬 카페


 

하나. 카페에서 공부하기 


우리나라에서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암묵적으로 공부만 하는 곳들도 있지만, 독일은, 제가 사는 지역은, 그런 곳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함부르크도 제법 큰 도시이고 카페도 많은데도 말이다. 일반적인 카페 분위기는 대부분 체감상 80-90% 이상은 '소셜'이다. 친구랑 연인, 가족들끼리 와서 커피 마시고 수다 떠는 사람이 대부분. 그래서 대형체인점 카페 정도는 가야 카페에 노트북 들고와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기왕 독일에 온 거 독일 로컬 카페를 더 가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스타벅스를 가게 되었다. 스타벅스나 에스프레소 하우스(북유럽의 스타벅스!)에 가면 분위기 신경쓰지 않고 맘편히 공부할 수 있다. 동지도 많은 편.



둘. "저희 좀 있다 문 닫아요."


물론 독일 사람들 중에 주위에 대놓고 눈치주는 사람은 잘 없기 때문에 본인이 좋다면 아무 카페에서나 공부를 해도 문제가 있는 건 전혀 아니다. 하지만 스벅이나 에하를 찾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영업시간. 이 곳 카페는 상당히 일찍 닫는 편이다. 일단 24시간 카페는 여기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보통 카페들이 이르면 4시부터 보통 6시, 7시에 문을 닫는다. 그나마 스벅이나 에스프레소 하우스가 8시까지 하기 때문에 한시간이라도 더 앉아있으려고 이쪽으로 가게 되는 이유도 있다.



셋. 우리의 생명수, 와이파이


또 하나 큰 차이, 바로 와이파이! 일반 카페에는 와이파이가 없는 곳이 많고 있어도 안되는 경우도 제법 많다. 만약 처음 가는 카페이고, 와이파이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문하기 전에 와이파이 연결을 먼저 해보는 것을 꼭꼭 추천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스벅이나 에스프레소 하우스 같은 대형 체인점 카페는 안정적인 편! 그래도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다. (인터넷은 한국 최고 만세 �) 하지만 반대로 인터넷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는 일부러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카페를 찾아가서 디지털 디톡스를 하며 책을 읽는 것도 가능하다.






넷. 에어컨이 없는 카페들


처음 이 곳에서 여름을 지내면서 가장 당황했던 건 바로 대부분의 카페에 에어컨이 없다는 것이었다. 카페 뿐만이 아니라 독일은 전반적으로 에어컨이 있는 곳이 드물다. 정말 큰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아니면 에어컨이 없는 곳이 많다. 물론 한국처럼 고온다습한 더위는 아니지만 여름은 여름이기 때문에 정말 더위에 지칠 때가 있기 마련인데, 이 경우도 대부분 스타벅스는 에어컨이 있는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마저도 당연히 에어컨이 있으리라 기대하고 들어갔던 센터의 스벅에서도 에어컨이 없었던 적이(혹은 안틀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있었다. 그러니 여름이 되면 어느 카페가 에어컨을 틀어주는지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다섯. 내 노트북 지켜!


절대, 절대, 절대로 중요한 물건을 두고 자리 비우지 말 것. 이건 아마도 많이들 알고 있는 차이일 거다. 독일 카페에서 우리나라처럼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두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건 금물! 그렇다고 매번 이고 지고 다녀오기엔 애매하다. 여기서는 주로 옆 자리 사람에게 "제 물건 좀 봐주시겠어요?"라고 부탁을 하고 간다. 자연스러운 일이니 부탁하는데 어려워할 것은 전혀 없다. 특히 사람이 많은 중심가에 위치한 카페는 유동 인구가 많고 정신이 없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지갑 털려봄) 가방은 항상 사람들의 손이 닿기 힘든 테이블 안쪽, 또 내 시선이 닿는 곳에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하고 (정말 눈 뜨고 코 베인다) 주위에 부탁하기 마땅치 않을 때는 짐을 들고 가되 자리를 맡아두기 위해 도둑 맞지 않을 만한 소지품 하나 정도를 두고 가면 된다.







스타벅스는 거의 어느 나라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사실은 로컬 카페를 더 많이 다니고 싶었다. 현지인들만 아는 힙한 카페 그런 곳. 하지만 카페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글쓰고 싶은 나에게 독일의 현지 카페는 조금 난감한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해외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카페 문화를 그리워하리라고 짐작해 본다. 오늘도 그리운, 한국.




To be continued


다음 이야기: 한국과 독일의 카페 문화 차이 (2)

https://brunch.co.kr/@noey/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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