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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의 유럽일기 Jun 12. 2022

독일 영화관 매점 특징 6가지





여름이 올 듯 말 듯 더워졌다가 추웠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함부르크. 오늘은 제법 여름 날씨라 비슷한 온도 같은데도 많이 더웠다. 유학 공부와 두 개의 아르바이트로 빡빡한 요즘이지만, 오늘 하루 만큼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외출을 하기로 약속했다. 오전 10시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가 선생님의 온라인 요가 수업을 들으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어제 미리 사온 프레첼 두개를 아침 삼아 먹었다. 이 프레첼은 식었는데도 맛있었다는 것이다. (Ditsch 프레첼은 사랑이다 진짜… 처음으로 프레첼이 맛있다고 생각한 곳) 


슬슬 도심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나섰다. 주말인데다 날씨도 좋아 벌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렸다. 첫 코스는 쇼핑을 좋아하는 친구 손에 이끌려 이 곳 저 곳으로 끌려(?)다녔다. 








슬슬 배가 고파져 단골 라멘집에 가서 라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중간에 맛이 좀 변해서 아쉬운 곳이었는데 다시 원래의 맛이 돌아온 듯 해서 너무 기뻤다! (하지만 돈부리는 정말 별로였음…) 후식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 새로 나온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한국에는 맛있는 녹차 아이스크림이 많지만 여기서는 제대로 된 녹차 아이스크림을 찾는 것 조차 어렵다. 파는 곳은 종종 있지만, 맛은 그냥 그런… 그런데 오늘 먹은 건 제법 괜찮았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걷고 또 걸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원을 걸었다. 이 공원에는 연못이 있는데 날이 좋은 날이면 거북이들이 물 한가운데 떠있는 나무 위에 올라와 해를 쬐는 걸 볼 수 있다. 오늘은 운 좋게 물가에 앉아있다가 물 속에서 헤엄치는 거북이도 봤다. 밖에 나가면 어디에 걸터 앉아있는 걸 좋아하는 나와는 정반대로 어디든 가고 걷는 걸 좋아하는 친구 때문에 더 오래 앉아있지는 못했다. (아쉽…)








공원을 벗어나 함부르크에서 힙한 동네인 샨체에 갔다. 친구가 다닌다는 단골 미용실도 구경했다. (엄청 클래식하고 특이한 미용실)  그 미용실 바로 앞 작은 잔디밭에서는 그린 피스 청소년 단체에서 모여서 전쟁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용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전쟁 반대 였지만 평화 추구이기 때문에 무지개 배경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발랄한 분위기였다. 조금 더 걷다보니 함부르크 최고 아이스크림 맛집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이미 아이스크림을 먹었지만 함부르크 최고라는데 안 먹을 수 없지, 나는 당장에 두 스쿱을 사서 나왔다. 카라멜 솔트맛과 버터우유 레몬맛. 와… 함부르크 아이스크림은 다 맛없는 줄 알았는데 여기는 진짜 맛있었다. (꼭 꼭 또 가야지.)







그리고 집에 들어와 잠깐 휴식한 뒤 오늘 데이트의 최종 목표인 영화를 보러갔다. 생각해보니 영화관에 간 게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최소 6-7년.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 그래서인지 100% 이해하지 못할 독일어 더빙을 보러가는 거였는데도 그저 마냥 기분이 좋았다. 보기로 한 영화는 닥터 스트레인지 2. 유명한 영화는 자막과 더빙이 동시에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에 비해서 독일은 대부분의 영화가 독일어로 더빙이 되어 나오는 편이다. 그래서 독일어를 프리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더더욱 영화를 보러 갈 일이 잘 없었다. 영어로 볼 수 있는 것 중에 쥬라기 공원이 있긴 했는데 평점이 닥터 스트레인지 2가 더 좋길래 독일어라도 이걸 보기로 결정. 독일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한 영화라도 독일어 더빙이 많아서 영어고 독어 자막인지 꼭 잘 확인하고 예매해야 한다.


지금까지 독일에서 가본 영화관은 딱 두 군데 뿐이고 두 군데 모두 약간 마이너한 곳이라서 오늘 처음 가보는 영화관은 어떨지 기대됐다. 왜냐면 지금까지 다녔던 영화관은 굉장히 클래식하고 오래된 독립 영화관의 느낌이랄까… 그런데 오늘 간 영화관이 제일 한국식에 가까운 영화관이었다. 예전에 한국 영화관에서 오래 일한 경험이 있다보니 더더욱 영화관에 관심이 좀 있는 편인데, 일단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한국이 영화관 시설이나 서비스는 정말 훨씬 더 좋다. 차이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매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방문한 영화관의 매점을 보며 느낀 점을 대충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1. 팝콘은 고소한 맛과 달콤한 맛 2가지만 있다.

2. 팝콘 크기를 대/중/소 중에 고를 수 있는 제일 작은 박스가 우리나라 대-중 중간 정도 크기인 느낌? 한국 팝콘 박스는 정말 작은 것이었다…

3. 나쵸를 시켰는데 할라피뇨를 줘서 나초 위에 할라피뇨 올리고 치즈소스에 찍어먹으니 크… 치즈소스 종류는 내가 알던 그 맛과 또 달랐다. (진짜 맛있었음)

4. 급하게 봐서 잘 못봤지만 크게 팝콘과 나쵸가 중심이고 우리나라처럼 엄청 다양하게 있지는 않다.

5. 음료를 시켰더니 음료컵도 중 사이즈컵 시켰는데 우리나라 가장 큰 사이즈컵…

6. 음료는 셀프로 뽑아먹는다. 컵은 계산하면 주고, 그걸 들고 무인 기기로 가서 손님들이 먹고 싶은 걸 뽑아먹는 구조. 한 번만 뽑아먹을 수 있다. (지키는 사람은 없지만 사람들이 알아서 지킴)



*이 영화관 한정 특징일 수 있음








ps.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신기했던 건 청각장애인을 위해서 앞자리에 자막이 나오는 좌석이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그마저도 모든 좌석이 아니라 일부 좌석 그것도 앞좌석에 세팅되어 있는 듯 해서 여전히 제약이 커 보이긴 했지만 그런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도 요즘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궁금해요)


ps2. 기록을 위한 (오늘 방문한) 독일 영화관 가격 정보

- 영화관 티켓은 성인 1인당 8.90유로 (1만 2천원), 일요일 오후 기준

- 간식은 팝콘(소), 콜라(중), 나초(대), 콜라(대) 22,50유로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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