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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의 유럽일기 Jun 14. 2017

잘 살고 있다고 쓰면 잘 살게 된다

두렵다고 썼기에 여전히 두려운 것처럼


퇴근길 서점에 들러서 어떤 책을 훑었는데


문득 두려웠다


지금도 두렵다


앞으로도 계속 두렵겠지?

  

죽는 건 두렵지 않은데


사는 게 두렵다


산다는 건 계속 두려운 일 같다


산다는 건 계속 두려운(데 그래도 앞으로 걷는)일 같다


내가 마흔이 되도 쉰이 되도


계속 두렵겠지


이런 얼빠진 소리를 멈춘지 몇 년 째인지


꾹꾹 억누른게 몇 년 째인지


다시 '미쳤구나' 라는 소리가 듣고 싶다


억누르지 말고


착한 아이 말고


Everybody is going to die.


The question is how.



- 1년 전 일기 -





1년전의 나는 사는게 두려웠다


그것은 지금도 여전한 것 같다


그래도 다른 게 있다면


더 이상 내 안의 소리를 얼빠진 소리라 치부하지 않고


꾹꾹 억누르지도 않게 되었다


마흔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나는 두렵다고 말하고 있을까? 


두렵지만 떨림을 꾹 참고 탄 롤러코스터가


사실은 너무 재밌고 흥분되서 또 타게 되는 것처럼


매일 아침 두려움을 꾹 참고 하루라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다


상처 받을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사랑이라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다


안 될 줄 알면서도 꾹 참고 새 출발이라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다


한 줌의 행복과


한 줌의 기쁨이


백만 줌의 두려움을 마법처럼 사라지게 한다


사실 두려움은 덩치만 큰 바보다


그런 바보에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오늘 내 일기는


더 이상 두렵다라는 말 대신에


'잘 살고 있다.' 로 바꾸고 싶다. 


1년 뒤에 봤을 때도


'여전히 잘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도록.






나도


당신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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