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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의 유럽일기 Aug 08. 2017

계획을 달성하는 나만의 비결

계획의 미니멀리즘, 게으른 끈기





나는 현대 사회인들이 고질병처럼 가지고 있는,

자신을 괴롭히는 습관을 하나 알고 있다.

나도, 아마 당신도 잘 아는 습관.

그건 바로 '이상적인 계획을 짜는 습관'이다.



우리의 계획표는 늘 꽉꽉 차 있고,

누가봐도 그럴싸한 목표로 가득차 있으며,

계획표만 봐서는 완벽해 보인다.




계획표를 완성한 뒤 느끼는 뿌듯함도 잠시.

이상적인 그 계획표는 곧 스물스물 나를 조여오는 족쇄가 된다.




그러고는 우리는 계획을 실천하는데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는 애초에 '계획'에서부터 실패한 것이다.

완벽해보이는 계획표 일수록,

사실은 잘못된 계획표일 가능성이 높다.

그 계획을 실제로 실천해야 하는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않은,

이상적인 나만이 실천할 수 있는 계획표.




계획을 세운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사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

이 계획은 지켜지지 않으리라는 걸.





계획을 잘 세우는 일은,

하고싶은 일을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고,

의외로 몸에 체득화하기까지 아주 오래 걸린다.




지금까지의 나의 계획들은 대부분 '더 좋은 생활 습관을 갖기 위한' 것이거나 '새로운 공부'인 경우가 많았다.



나는 늘 계획표를 빡빡하게 채워야 안심을 했다.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을 한 이후부터는 그 버릇이 더 심해졌다.

그리고 그 빡빡해서 실행할 수 없는 계획표가 내 자존감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작심삼일을 여러번 하라는 조언까지 따라봤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바뀌지 않으니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실제로 내가 원하는 습관들을 스스로 원해서 하게 되기까지 내게 가장 필요했던 것이 무엇인지 꼽으라면 '계획의 미니멀리즘', '그리고 '게으른 끈기'이다.






계획의 미니멀리즘은 간단하지만 어렵다.

왜냐면 욕심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줄여야 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해 애쓰는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조금 더 하기 위한 것으로 바꾸려면 옥심을 버려야 한다.





첫째로 하고 싶은 목표의 개수를 줄이고,

둘째는 실천 기간을 확 줄이고,

셋째는 해야하는 분량을 확 줄였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나는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동시기에 다양한 걸 미친듯이 하다가 제 풀에 지쳐 다 놓아버리기가 일쑤였다. 그걸 몇 번 반복하다보니 이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바라볼 수 있게 다른 걸 내려놓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세 달 전까지는 글도 쓰고 싶고, 영상도 편집하고 싶고, 돈 벌 계획도 짜고 싶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머지를 포기하고 글만 쓰기로 선택한 뒤에 '매일 블로그 포스팅이나 브런치 포스팅'으로 계획을 바꿨는데 그것마저 좌절되었다. 결국 지금 하루에 3분만 되는대로 글을 써서 만족스럽지 않아도 일단 포스팅하기 1주일치 계획을 마무리하는 글을 쓰고 있다.

놀라운 건 이 계획이 처음으로 스스로 세운 계획을 달성률 100%로 마무리한 계획이라는 것이다. (의지박약자의 첫 승리!) 특히 마지막으로 갈수록 3분을 넘겨도 즐거운 마음으로 자연스러운 글쓰기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자존감이 뿅뿅 자라는 듯 한 기분이다.

사실 이것도 개개인마다 그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워낙 게으른 태생이라 이렇게까지 줄여야 가능했던 걸지도.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건 드디어 계획을 실행해야 하는 주체인 '나를 이해한 뒤에'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게으른 끈기'는 위에 설명한 '계획의 미니멀리즘'을 깨닫기 전에 임시로 사용했던 방법인데, 꾸준한 끈기를 가지진 못할 지언정 게을러도 꾸준히 하자는 마인드이다.




'매일 000하기', '주 1회 00하기'

이 습관적인 계획 설정 방법은 사실은 아주 위험한 덫과 같은 악질적인 습관 중에 하나다.

학생 때 상대적으로 조금 더 유연했던 내 공백 시간들을 채우기 위해 썼던 방법을 일을 시작한 이후에도 똑같이 적용해서는 안 된다. 실패의 초고속 지름길이다. 나는 다른 환경에 있고, 예전과 똑같은 사람이 아니다. 격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이어도 좋으니 꾸준히 유지하다보면 느리지만 천천히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주의 7일 동안 매일 3분 연재하기를 성황리에(?) 마무리하는 글을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쓰게 되서 기쁘고 이 팁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상적인 내 모습을 버리고

현실의 나를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만큼 하길!

그리고 결국 당신만의 방법을 찾아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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