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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 Sep 28. 2021

콘텐츠 기획안 쓰기

콘텐츠를 기획할 때 기획안은 중요하다. 이전 글에서도 썼지만 콘텐츠 기획자는 크리에이터와는 다르다. 기획자는 기획을 실행해줄 여러 사람들을 설득하고 모아 그들이 기획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일단 기획을 실행해줄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기획안이 필요하다. 왜냐면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실체는 매우 빈약해서, 느슨하게 던져놓으면 저마다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용실에서 머리 예쁘게 해달라고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예쁜 머리란 무엇인가. 헤어 디자이너는 질문할 것이다. 어깨에 닿게 할까요 귀밑까지 자를까요. 내가 생각하는 예쁜 머리와 헤어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예쁜 머리는 다를 것이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한다. 정보가 디테일할수록 내가 원하는 게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가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머리 잘라줄 사람이 내 의도대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데 뼈대가 되는 게 기획안이다. 


단, 디테일을 챙기는 건 좋지만 모든 것에 대해 너무 마이크로매니징을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자부심을 갖고 재미 있게 할 수 있을 만큼만 디테일해야 한다. 또 디테일은 각 분야의 사람들과 기획안을 디벨롭하는 과정에서 함께 잡아갈 수도 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기획은 기획에 참여하는, 내가 의뢰를 해야 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완성해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책을 만든다고 해보자. 책을 만드는 필요한 사람이 여럿이 있다. 작가,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인쇄소 영업부장이나 기장 등. 내가 편집자이고, 어떤 책을 기획했다고 치자. 원고도 있고, 제목도 정했다. 그 책의 표지가 기획 방향에 맞게 잘 구현되게 하고 싶다. 그럴 때 디자이너에게 너무 마이크로하게 요구하면 이상한 작업물이 될 수 있다.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 하면 기분이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누가 '니 생각은 됐고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고 하면 그 일에 정이 떨어진다. 그거랑 같다. 디자이너 나름의 시각이 있고, 작업 방식이 있기 때문에 기획에 관해 충분히 이야기하고 함께 디테일을 잡아가되 디자이너의 사명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기획자는 타인을 퍼실리테이팅하는 능력이 있으면 좋다. 


기획안 쓰기 원칙

내가 생각하는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기획안도 타깃 오디언스가 있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 누가 보는 것인지에 따라서 기획의 많은 부분들이 달라진다. 그런데 기획안 자체도 하나의 콘텐츠로서, 누가 보는지를 고려해 작성해야 한다. 기획안은 이것을 보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그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문서다. 나 혼자 참고하고자 하는 문서와 상사가 봐야 하는 기획안, 기획에 참여하는 다른 아티스트들이나 이해관계자가 봐야 할 기획안 내용이 디테일하게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둘째, 형식은 특별히 중요하지 않다. 원칙만 지키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원칙은 '눈에 보이도록'이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이 그 기획안을 보고 그 기획이 어떤 형태로 완성될 것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매출을 내야 하는 콘텐츠의 경우 예산을 적는 것도 좋다.


기획안에 포함되는 내용

1. 제목

기획안 단계에서는 가제로 정해두고 최종 단계에서 다시 토론, 점검을 통해 최종 제목이 결정된다.


2. 기획의도
이 기획을 하게 된 의도. 왜 이걸 세상에 내어놓게 되었는가?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기획의도가 없이 기획을 진행하게 되면 다양한 관계자들의 다양한 번뜩이는 아이디어 때문에, 혹은 기획자 자신의 확신 부족 등으로 기획이 방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기획 진행과정에서 디테일한 것들은 달라지더라도, 원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지키면서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다른 기획이 된다. 

3. 타깃 오디언스
글의 경우 독자, 강연의 경우 참석자다. 기획의도에서 일부 드러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자 하는 3년차 이상 경력 직장인들을 위해, xx기업 피플매니저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경력 이직 필수 요건"이라는 기획의도가 있을 수도 있고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불안하고 초조한 현 시대 직장인을 위한 치유의 말" 뭐 이런 기획의도가 있을 수도 있는데, 둘 다 기획의도에서 이미 타깃이 드러난다. 어떤 이야기를 누구를 위해 할 것인가의 문제. 또 그 타깃이 바로 내 콘텐츠에 지갑을 열어줄 사람이다. 그들의 니즈를 찾아 넛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 타깃 오디언스는 누가 이 콘텐츠를 봐야 하고, 이걸 봤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4. 콘텐츠 형태, 형식 및 볼륨
책인지 pdf형태인지 웹플랫폼에 올라가는지 등 콘텐츠가 노출되는 형식, 그리고 콘텐츠 분량. 글의 경우 챕터 수, 각 챕터 내 글자 수. 책은 대강의 판형 등도 들어간다. 다소 생소한 디지털 콘텐츠의 형식은 플랫폼 내 최종 노출 이미지를 삽입해 보여주는 것도 좋음. 

5. 목차

목차가 있는 콘텐츠의 경우, 대략적인 목차를 작성해 넣는다. 


6. 발행 예정일
대강 상반기/하반기 혹은 계절, 혹은 특정 달 등 대강 발행되는 시점을 명기하면 좋음.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플랫폼에 따라 연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면 연재형식인지, 연재가 된다면 얼마를 주기로 하는지 등을 밝힌다. 

7. 레퍼런스 

레퍼런스는 기획안을 보고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생각의 갭을 좁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 '발랄하게'해달라는 요청이 있을 수 있는데 기획자 머릿속에 있는 발랄함과 디자이너 머릿속에 있는 발랄함이 다르다. 기획자가 발랄하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레퍼런스로 첨부해주면 다소 도움이 된다. 기타 콘텐츠 형식이 비슷하거나, 비슷한 오디언스를 타깃하고 있는 콘텐츠 등을 레퍼런스로 넣어 참고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 


8. 마케팅 계획 및 포인트

기획안은 마케터에게도 공유하는 문서이다. 그래서 기획자가 생각하는 마케팅 포인트를 정리해 담는 것도 좋다. 


9. 예상 지출 및 매출

산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오프라인 강연의 경우에는 좌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대 매출을 산정할 수 있고, 대략의 지출 또한 예상해볼 수 있다. 이 부분은 기획안을 공유하는 모두가 볼 필요는 없고, 공동기획자나 조직 내 상사, 동료들이 볼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위의 내용을 다 담으면서도, 필요에 따라서는 1페이지 내에서 기획안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획안도 타깃 오디언스가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인 즉, 기획안을 만들 때도 그걸 읽는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안을 읽는 사람들, 내가 기획안으로 내 기획에 동참해줄 것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이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그런 의미에서 분량이 길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라면 기획안을 임팩트 있게 보여주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좋다. 


기획안은 변한다

기획안을 열심히 쓰더라도, 많은 기획이 초기 기획과 달라진다. 기획에 관여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디벨롭 되기도 하고, 실행과정에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변경되기도 한다. 


그래서 기획자는 충분히 유동적이면서도 원칙을 잃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획을 실행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기대치와 실행 능력 등이 다르다. 그래서 저마다의 관점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고, 기획자의 기대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충분히 유동적이면서도 기획안을 중심으로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버릴 것은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기획안이 변화하더라도, 기획안은 필요하다. 기획을 실행하고 또 그것이 세상의 빛을 보기를 기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정표이자 약속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경 사항이 있을 때마다 기획안도 업데이트 해두는 것이 좋다. 





안녕하세요 글쓴이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이 글과 매거진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

제가 글을 올린지 꽤 시간이 지났어요.

예.. 혼자 하려니 진행이 안 됩니다.. 동기부여가 필요하기도 하고

독자분들의 니즈도 궁금하여 도움을 구하고자 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기대하고 이 글을 읽었거나 매거진을 구독하셨는지 

아래 설문 링크를 통해 알려주시면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정리해 올려보려고 합니다.

설문은 30초면 끝나고 저의 경험 공유 및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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