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복으로 몸을 감싼 뒤에는 에어샤워실로 들어간다. 에어샤워실이란 문과 문 사이의 협소한 공간인데, 공장에 들어가기 전 말하자면 통과의례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이곳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먼지를 제거하게 된다. 철두철미하다. 양손을 들고 빙빙 돈 다음, 마지막으로 몸을 탁탁 턴다. 약 십 초 후 바람이 멈춘다. 그러면 출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밖으로 나가면 거기가 바로 공장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해 뜨는 나라의 공장> 중
1990년대 막바지의 에어샤워실은 1980년대에 작가가 적었던 그곳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정도면 충분했던 것일까. 청결한 상태로 공장에 들어서기 위한 의식의 장소는.
좁은 에어샤워실을 나오니 저무는 가을 아침처럼 차갑고 넓은 공장 내부가 펼쳐진다.
이곳은 도시락 공장이다.
그리고 B가 일하게 된 도쿄의 두 번째 공장이다.
도쿄 북부에서 남부까지, 편도 두 시간이 걸리는 길이지만 통장 잔고는 B의 출근을 강요했다.
그래도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시락을 만든다는 건 B에게 흥미로운 일이었다.
비밀스럽고 누구나 접하기 힘든 상품을 만드는 것보단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재가 될 것 같았다.
한국의 기자 아카데미에 보낼 기사를 쓸, 매주 수요일에 들르는 YWCA의 일본인 자원 봉사자들과 이야기할 소재가 B에겐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