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을 수 없다

[그림에세이]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 이 빛을 잃지 말아야지."

by 노현지


스스로에게 아무리 후한 인심을 베풀어도
나는 미인축에 낄만한 외모를 타고 나진 못했다.
그러나 내 눈에도 내가 꽤 예뻐 보이는 순간이 있다.
세수를 한 후 화장품을 바르기 위해
화장대 거울에 달린 조명등을 켜는 순간.

태어날 때부터 까무잡잡한 피부톤에
점점 탄력도 떨어지고
거뭇거뭇 기미도 많아지고
봉긋 솟은 뾰루지를 가만두지 못하는 손가락이
색소가 침전된 작은 흉터를 수시로 여기저기 뿌려대는 통에
전체적으로 어둡고 칙칙한 내 얼굴에는
어느덧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지만
서운함을 느끼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마음의 섭리.
그때, 조명 버튼을 '탁'하고 터치하면
화사한 주황색 조명이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내 얼굴까지 은은한 주황빛으로 물들인다.
물론 이 낯빛보정 효과만으로도 칙칙함을 물리치기에 충분하지만 스스로 예쁘다 느끼는 것이 이 때문은 아니다.
'참 예쁜 나'를 계속 바라보고 싶게 만드는 것은 바로,
조명이 켜지는 순간 '반짝'하고 빛나는 눈동자다.

밝은 주황색 빛이 선명하게 비치는 눈동자는
반들반들 윤기가 난다.
탱글탱글 탐스럽다.
마른 천(川)을 비로소 적시는 물처럼 촉촉한 생기를 띤다.
그러니 예쁘지 않을 수 없다,
눈이 빛나는 사람은.
주황색 화장대 조명 따위 없어도
진정 눈이 빛나는 사람은.
눈이 반짝이는 사람이 얼마나 빛이 나는지 인지한 이후로
매일 세수를 하고 화장대 앞에 설 때마다
내 눈을 바라보며 속으로 읊조린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 이 빛을 잃지 말아야지.
조명이 있든 없든, 세월이 또 얼마나 흐르든
스스로 빛나는 나의 이 눈으로 쉽지 않은 매일을 밝혀야지.
언제까지나 눈이 빛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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