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6. 22
오늘도 월요일에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반성하며 시작할게. 사실은 평소에 일하면서 글을 쓰면 (요즘 카페가 꽤 바빠졌기 때문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어서 주말에 쓰겠다고 다짐하곤 해. 막상 주말이 오면 평일 동안 일하느라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처리하고, 조금 쉬다 보면 이렇게 결국 마감하는 날 일하면서 글을 쓰게 되지... 이 나쁜 뫼비우스의 띠 같은 미루기 습관을 어서 고쳐야지... 네... 할 말이 없습니다. �
어쨌든 오늘은 내가 새로 하게 된 작은 도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 그 도전에 대해 제대로 전달하려면 작년 봄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해야 해. 나는 작년 봄부터 요가를 시작했어. 어릴 때부터 내가 해 온 운동이라곤 중학생 때 반 친구들이 전원 참여해야 해서 억지로 했던 피구, 수행평가 연습 겸 단기간 다이어트를 위해 했던 줄넘기, 유일하게 재미있어했던 (하지만 잘하지는 못했던) 배드민턴뿐이야. 운동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지. 물론 고등학생, 대학생 때도 잠깐씩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하긴 했었어. 그땐 나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던 스트레칭이나 유튜브에 짜깁기된 요가 동작들은 다시 돌이켜보면 엉망진창이었어. 난 제대로 된 운동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헬스장을 다니려고도 해봤지만 뭘 알아야지. 처음 헬스장을 끊었을 때 나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자주 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 나름 꾸준히 하는 건 자신 있는 나니까. 그런데 똑같은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걷고 뛰다 보니 영 재미가 없잖아. 다른 운동기구들은 만져 볼 엄두도 나지 않고 말이야. 그래서 첫 헬스장을 일주일도 넘기지 못하고 그만뒀었어. 부끄러운 일이지. 단지 같은 자리에서 뛰는 게 체질에 맞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밖으로 나가서 뛰기를 다짐했던 적도 있어. 이번엔 날씨가 문제더라고.
단지 살을 빼자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건강하면서도 근육을 키울 수 있기를 원하게 된 나는 요가를 등록했어. 그때 아마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를 정주행 하면서 구유니콘님의 말솜씨에 넘어간 것도 한몫했지. 나한테 잘 맞는 운동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때 아르바이트를 평일 내내 두 개씩 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 곳의 일을 끝낸 후 바쁘게 요가원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뛰어가곤 했어.
처음엔 역시나 동작들을 따라가기 어려웠어. 한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물론 자세도, 어느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서 다른 회원들과 비교되는 거울 속 내가 초라해 보이기도 했어. 그래도 내가 다녔던 요가원이 값도 비싼 데다가 선생님들도 열정 있는 분들이셔서 꾸준히 주에 몇 번씩 요가 수업을 갔어. 어느 날 수업을 들으러 가기 전에 물을 마시려는데, 벽면에 뻔하지만 확실히 위로가 되는 글이 붙어있었어. 내용은 대충 나의 요가와 타인의 요가를 비교하지 말아라, 요가는 그런 운동이 아니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몸을 느껴보는 수련이라는 거였어.
그 글을 본 후로 정말 거울 속에서 남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게 되더라. 그냥 선생님과 나의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나는 얼마큼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게 됐어. 신기하게도 그러다 보니까 또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 평소 생각 많기로 유명한 내가 유일하게 잡다한 생각 없이 오로지 내 몸의 느낌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바로 요가하는 시간이었어. 언제부턴가 운동을 가야지 하고 다짐해서 가는 날보다 자연스레 요가 시간이 필요해서 가는 날들이 많아졌어. 가을이 와서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그 요가원을 꾸준히 다녔지.
그래 봐야 4개월 남짓 되는 시간이 뭐라고 저렇게 요기라도 된 듯이 말하냐고 비웃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 4개월이 이후 내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다줬어. 카페 일을 시작하고 돈을 모으고 코로나가 터지고... 이래저래 요가원을 못 갈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나는 지금도 집에서 매일 짧은 요가 수련을 하고 있잖아. 게다가 운동할 때 어느 부위에 어떻게 힘을 줘야 다치지 않고서 제대로 근육을 사용할 수 있는지 전혀 감도 안 오던 내가 이제는 처음 보는 운동 동작을 접하게 되어도 척척 알아듣고 알맞게 자세를 취해. 가장 큰 변화는 앞으로 조금이라 할지라도 ‘늘’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 살 거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지.
특정 기간 동안 어떤 운동을 시간을 정해두고 하는 건 당연히 어려울 때가 있지만, ‘늘 운동하는 사람으로 살겠어!’하고 다짐하고 나니 어쩌다 며칠 심지어 몇 개월을 운동하지 못했다고 해도 죄책감이나 부담감이 전보다 훨씬 사라지더라. 이쯤에서 잊고 있었을 내 작은 도전에 대해 이야기해 줄게. 그건 오늘부터 3분 복근 운동과 3분 스쾃 챌린지를 시작했다는 거야. 30일 동안 매일 다른 운동을 하든 하지 않든 6분씩 이 챌린지만은 해낼 거야. 매일 연속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꾸준히 어찌 됐든 30일을 채울 생각이야.
내가 그때 요가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나는 살이 너무 많이 쪘다는 생각이 들 때에만 반짝 운동도 아닌 운동을 하면서 살았을 거야. 작년 봄에 시작한 요가가 올해 여름의 나에게 도전을 할 수 있게 해 준 거야. 그래서 지금 내가 과거의 나에게 감사하듯 앞으로도 미래의 내가 뿌듯해하거나 감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 생각이야. 벌써 앞으로 어떤 운동을 배우게 될지 기대된다. 튜브 없이 물가에 가지도 못하는 주제에 물에 떠 있는 시간을 너무 좋아하는 나는 수영도 배워보고 싶고, 팔 근육을 키워서 테니스도 배워보고 싶어. 운동할 생각에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이 든다니 예전의 내가 알면 엄청 당황스러워할 것 같네.� 내가 이 도전을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도록 너도 응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