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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잘 자요, 수고했어요, 사랑해요, 좋은 꿈 꿔요,

by 녹차

자기 전엔 온 가족이 서로 안으며 인사를 나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자리 잡은 공식 밤 인사가 있다. "잘 자요, 수고했어요, 사랑해요, 좋은 꿈 꿔요(+뽀뽀 쪽)"가 그것이다.


그런데 오늘 밤엔 막내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엄마 잘 자요, 수고했어요, 사랑해요, 좋은 꿈 꿔요, 내일도 똥 싸요."


말한 장본인과 듣던 가족들 모두 빵 터졌다. 뜬금없이 똥이라니. 하기야 배변이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배출하지 못하는 삶처럼 난처한 것도 드물지 않나. 하여 새로 추가된 멘트가 맘에 든다. 위, 아래의 원활한 배출을 기원하는 심오한 인사가 아닐 수 없다. "내일도 똥 싸요"라고 인사하는 우리의 입으로는 웃음이 나오고, 엉덩이로는 또 다른 중요한 것이 나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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