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a

사랑스러움

매일 야무지게 머리를 묶고 오는 아이.

그리고 늘 미술 작품을 학원에 가지고 온다.

영어 학원 전에 미술 학원에 들렀다 오는 아이.

아이들이 만든 걸 보면 귀엽다.

그리고 그 꼼꼼한 만듦새에 놀란다.

손끝이 야무진 아이이다.


얼마 전 집안일 관련한 표현을 배울 때였다.

설거지,

방청소,

쓰레기 버리기,

세차,

세탁,

애완 동물 밥주기.


이 중에 하는 일이 뭐냐고 물었는데 이 아이의 대답이 놀라웠다.

애완동물은 없어서 밥을 못 주고 그 외에는 다 한다는 것이다.

설거지도, 방청소도, 쓰레기 버리기도, 세차, 세탁 모두.


이 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삼학년이다.

그리고 맞벌이인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산다.


이 아이와 아이의 오빠는 같이 이 학원에 다닌다.

이 아이의 오빠는 영어 단어를 몸으로 표현하는 게임을 학원에서 가장 잘 한다.

둘은 자주 싸우는 것 같지만 오빠는 동생 교실 앞에서 자주 서성거리면서 안을 들여다본다.


설날 전날.

아이는 자기 손바닥만한 사탕을 비닐 봉투 가득 가지고 왔다.

마치 작은 곤봉처럼 생긴 동그란 플라스틱 속에는 색색의 입자가 굵은 가루가 들어 있었고 안쪽에 들어 있는 막대 사탕을 그 가루에 찍어먹도록 만들어진 구조였다.

설 선물인지 아이는 반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사탕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그 날은 날벼락처럼 떨어진 컴플레인으로 마음이 좋지 않은 날이었다.

내내 침울하고 마음 속에 화가 나던 날.

그리고 받은 사탕.

그 사탕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었다.


퇴근길.

우울한 마음으로 나가려다가 그 사탕에 눈이 갔다.

단 것.

마음이 우울할 때는 단 걸 먹어야지.


밖으로 나와 뚜껑을 열어 막대 사탕을 꺼냈다. 그리고 가루를 묻혀 입에 가져갔다.


달다!

엄청 달다!

내 입에는 감당할 수 없이 달았다.


가루만 먹어볼까.

걸어가면서 먹어서일까.

가루가 옷 안으로 들어갔다.


사탕이나 먹자.

사탕을 빨면서 걸어가니 조금은 마음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사탕 한 알.

솜사탕.

초코바.

젤리.


아이들이 주는 간식은 마음에 붙이는 반창고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