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엔 소문이지
고독하게만 지내다가 귀임할 줄 알았는데
웬걸.
어떤 한 분의 계기로 여러 모임에 초대되면서
갑자기 핵인싸가 된 기분이다.
골프와 주재원 와이프라는 공통점으로 요 며칠 사이 여러 모임에 초대받아 본의 아니게 수다를 참 많이도 떨었다.
(내 신상은 거의 다 털린 듯)
이렇게 지내면 재미있을 수도 있겠구나.
아이들 학교 보내 놓고 픽업 전까지 같이 골프 치다가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러고 집에 간다.
맛집도 공유하고 쇼핑도 공유하고 무언가 사람들이
어우러지면서 정도 쌓이는 것 같다.
곧 귀임하시는 분이 한국 가기 싫다고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외국에서 이렇게들 서로 의지하며 살고 계셨구나.
매일을 거의 붙어있다 보니 서로 흉볼 때도 있는 거 같고 한인 사회가 작디작아서 소문이 빠르게 도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저 재밌었다.
그렇지만 파워 내향형, 사회생활로 억지로 단련된 사교성을 오랜만에 사용하자니
오. 기가 조금 빨린다.
요 근래 친해진 분들 중 곧 귀임을 앞두신 분들이
이곳 생활에 만족하고 오히려 한국에 돌아가기 싫어하는 게 신기하고.
돌아가는 자와 아직 남아야 하는 자가 서로 부러워하는 것도 재미있고.
나는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은데.
알게 모르게 서로를 알고 있다는 주재원 사회.
이제 곧 내 소문도 여기저기 퍼질 거라고.
특히 골프장엔 비밀이 없다고.
인사 한번 해본 적 없는데 내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듯 아마, 누군가 내 얘기를 알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입 조심. 행동 조심.
회사나 주재원 사회나 그룹엔 항상 소문이 따르기 마련이구나.
내 이야기는 또 어디까지 번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