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집안일 한다.

by 노콩

예전에 20대 젊은 남자 직원의 말에 쇼킹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여직원들(워킹맘들)의 대화 주제는 욕실 청소였는데, 화장실 물 때 청소를 어떻게 하느냐, 화장실 쓰레기통을 없앴느냐 그냥 뒀느냐, 남편 또는 아들들은 왜 조준(?)을 제대로 하지 않느냐 뭐 이런 식의 대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아줌마(?)들 틈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던 남자 직원이 “그런데 욕실 청소를 왜 해요?” 이런 말을 한 것이다.


헉!! 그러니 이 직원은 항상 깨끗한 욕실만 보았을 뿐 그 욕실을 청소하는 엄마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욕실은 청소 안 해도 그냥 깨끗한 거 아니냐 뭐 이런 식의 말이었다. 그 남자 직원에게 ‘참교육’이 이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 다들 알겠지만 집안일은 해놓으면 티가 안 나고, 안 해놓으면 엄청 티 나는 일이다. 하루만 청소를 안 해도 집은 난장판이 된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더 할 것이다. 아니 다 큰 어른들만 사는 집도 마찬가지다. 하루만 청소를 안 하면 바닥을 딛는 발의 느낌이 벌써 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맨발에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혹자는 또 이럴 것이다. 식기세척기에, 로봇청소기에, 건조기도 있으면서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집안일을 청소 빨래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육아를 하는 엄마들은 아이 뒤치다꺼리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쏟는다. 아이는 툭하면 흘리고, 쏟고, 넘어지고, 싸운다. 그 일은 모두 불시에 갑자기 일어나며 쉴새 없이 이어진다. 외출하려고 신발 신기면 “엄마 나 응가, 쉬” 하는 건 옵션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이러더라, 맙소사!!)


코로나 시대에 유행하는 말 ‘돌밥(돌아서면 밥)’도 들어봐서 알 것이다. 가족들 음식 해서 먹이는 것을 하루 세 번이나 해야 한다. 그것도 매일 해야 한다. 굶길 수는 없으니까. 메뉴 고르고, 장보고(때론 배달 시키고), 냉장고에 남은 음식 처리하는 것도 모두 엄마의 몫이다. 집안일은 이렇게 따라붙는 옵션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서글프게도 이 모든 일들이 해놓으면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티가 나는 것이다. 이 수고로움을 쉽게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냥 ‘집안일’ 이라는 말 하나에 묶여 버린다. 물론 집안일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는 것이니,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느니, 그리고 실제 집안일을 함께 하는 남편이나 자녀들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각 가정에서 집안일을 가장 많이 하고, 책임지고 있는 것은 엄마고 여성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그 수고로움을 좀 알아달라고 이 글을 써 본다.


초등학교 가려고 가방을 멘 우리 아들이 예전에 현관 앞에 서서 하던 말이 있다.

“나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엄마는 뭐해? 집에서 놀아?”

우리는 이제 그 수준의 아이가 아니다. 이제는 엄마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엄마의 수고로움을 알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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