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펼쳐진 막장 드라마
남편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여보, 우리 이혼하자. 나 사랑하는 사람 생겼어. 그 사람이랑 결혼할 거야.”
“뭐어?”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손이 치솟았다.
“미, 쳤, 써어?”
온몸의 중력을 실은 채 남편에게 따귀를 날렸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남편은 따귀를 맞고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리고는 뒤돌아서 초원에 펄럭이는 하얀 빨랫감들 사이로 사라졌다. 그의 행동에는 네가 뭐라든 나는 간다는 초연함이 묻어났다.
언덕 너머에 한 여자와 나란히 누운 남편이 보였다. (안돼. 저 자리는 내 거야!)
흐윽.. 흐윽. 숨 쉬기가 힘들었다. 너무 충격을 받아서인지 심장이 조여드는 통증 때문에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