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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놀마드 노을
Aug 26. 2024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다들 힘들구나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다들 힘들구나
백수가 되고 나서 직장인일 때 했던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됐다.
어디에 말도 못 하고 밤새 울며 쓰린 속을 달래던 중에 친구를 만나 투자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친구는 아파트값이 한창 올라갈 때 샀던 분양권을 제때 팔지 못해 마이너스로 처분하면서 큰 손해를 봤다고 했다.
정확한 금액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천만 원
단위인
듯했다.
회사원인 그 친구에게 '그래도 넌 직장 탄탄하니까 나보다 낫잖아'라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작년에 그 친구의 회사에 횡령사건이 터져서 담당자였던 친구가 뒤처리만 죽게 하고 연봉이
천만원정도
줄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놨기 때문이다.
친구의
지친
얼굴에 씁쓸한
헛웃음이 번진다.
다들 힘들구나.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나만 이런 것 같은 외로움
처음엔 남들은
잘만 사는데 나만 이렇게 되는 일이 없나 싶어 안 그래도 아픈 속이 뒤틀렸
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싶어 지난날의 사소한 잘못까지 곱씹으며 원인을 찾는다.
이런 마음을 숨기려고 티를 내지 않거나
아예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외롭기까지 하다.
세상에 배신당한 듯한 분노와
혼자라는 외로움이 목구멍의 가시처럼 걸려 숨 쉴 때마다 찌릿하게 파고든다.
하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아픔은 없으며 모두가 저마다의 사정과 사연을 품고 살아간다.
남의 인생이 마냥 편하고 좋아 보인다면 보여는 단면만 본 것이거나 그 사람이 모든 걸 말하지 않은 것이다.
얘기한다고 해결되는 게 없으니까, 말해봤자 마음만 아프니까, 알리기 창피하니까 묵묵히 가는 것일 뿐이다.
혼자가 아니었다
자신이 힘들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놔준 친구의 용기가 너무 고마웠다.
가까이는 내 친구부터,
화려한 사람을 수도 없이 볼 수 있는 디지털세상의 작은 한편에서 힘든 현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담담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눈여겨보게 됐다.
실직을 하고도 포기하기 않고 구직을 하는 사람, 큰 병에 걸린 환자의 치열한 투병이야기, 각자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이
들의 삶은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당신만 힘든 게 아니라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힘들어는 할지언정 외로워하지는 말라고.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인생을 충실히 살아가는 나와 같은 누군가가 있어서 또 일어서게 된
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희로애락이 반복되는 사이클 안에서 알게 모르게 고군분투하고 있다.
노와 애의 구간에선 겸손하게 몸을 낮추고 희와 락의 구간에선 살아갈 힘을 충전하면서 둥글게 굴러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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