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왜 이렇게 동네사람들, 가까이 사는 친척들은 수시로 우리 집에 오는 건지. 등기우편은 왜 대면으로 받게 해 놓은 건지. 예고도 없이 집에 누가 오는 날엔 방에서 숨죽이고 없는 척을 했다.
멀쩡한 30대 청년이 이 시간에 왜 집에 있어?라는 눈빛을 마주하면 어쩌나, 혹시나 대놓고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하나. 타인이 던지는 의아함을 마주하기가 두려웠고 사람들의 점심식사에 곁들일 대화소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정작 그들에게 나는 그날 점심메뉴를 정하는 것보다도 중요도가 낮은 걸 알면서도 나 혼자 의미 없는 방어를 하며 힘을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