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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놀마드 노을
Dec 05. 2024
LH행복주택에 입주지원을 했다
11년의 회사생활과 퇴사. 결혼도 못했고 이젠 직장도 없다.
40이 가까워오는 나이에 부모님 댁에 살면서 변변한 내 집하나 마련하지 못했다.
억억거리며 오른 타인의 집값은 언젠가 우주도시에 살 수 있을 거라는 말만큼이나 딴 세상소식이다.
동시대를 살고 있지만 절대 같은 세상일 수 없다.
초라함이 쏟아내는 한숨의 부피만큼 어깨가 쳐진다. 걱정과 허무의 무게만큼 발걸음도 더뎌진다.
독립해서 타지에 살고 있는 동생에게 엄마가 싸주신 반찬배달을 종종 가곤 했다.
네비에 의지해 더듬더듬 찾아가던 그 동네
엔
LH행복주택이 지어지기 시작했고, 기계의 안내 없이 왔다 갔다 할 정도가 되었을 때 완공이 되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중심부를 벗어난
변두리
에 겨우 매달리듯이 자리해 있다.
돌아오는 밤길에 보니 불 켜진 가구가 얼마 없다.
환한 불을 밝히고 서있는 브랜드 아파트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세계인 것처럼 어둠이 짙다
.
간간이 들어온 몇 개의 불빛으로 이곳이 현재 사람이 사는 곳임을 알 수 있다.
마치
어떻게든 세상에 속해보려 희미하게 숨을 유지하는 내 모습처럼.
동생에게 들으니 지방이라 청년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가 자격이 까다로워 입주자가 많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자격을 완화해서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직장이 없으니 꼭 어디 살아야 할 이유가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뭘 하든 거리낄 게 없다
.
빈손이기에 뭐라도 잡을 수 있게 된 건지, 아니면 무너진 하늘에 솟아날 구멍을 찾고 싶은 건지.
아무렴 어때, 상관없다.
어쨌든 나는 부모님 집을 나오고 싶었고 지금이 딱 그 시기인 것 같았다.
독립욕구는 지치고 무기력한 중에 만난 귀한 의지라서 따르기로 했다.
마침
기회도
왔으니 때가 됐다 믿고 추진해야 합당할 것이다.
그렇게 입주지원을 하여 드디어 즉시 입주대상자로 선정이 되었다.
당첨 선정 축하... 자주 듣고 싶은 단어들이다. 1004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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