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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Dec 05. 2023

독일 살다가 다른 유럽국가로 이주 시 주의사항

독일 비자 이야기 

독일 혹은 유럽에 살다 보면 예기치 않게 다른 유럽국가에 거주해야 할 기회가 올 수 있다. 

일부러 그 나라에 살기 위해 현지회사에 지원을 하거나, 아니면 독일소재 회사에서 파견을 가거나 배우자가 해당 국가로 이직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회가 오면 두 가지 생각이 들 것이다. 하나는 '새로운 나라는 어떨까?' 하는 설렘이고, 다른 하나는 '이주하면 독일의 비자와 생활은 어떻게 되지?'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다. 




같은 유럽이고 국경을 맞대고 있고 심지어 같은 독일어권이라 해도 예를 들어,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엄연히 서로 '외국'이다. 또한 독일 여권을 가진 독일인이 아닌 이상, 우리는 독일에서 체류증(비자) 혹은 영주권으로 합거주하고 일하는 외국인이다. 단순히 여행을 간다면 여권파워가 센 한국인으로서 문제가 없지만, 돈을 벌거나 살아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독일에서 근로비자나 영주권을 갖고 살다가 오스트리아로 취업이 된 예시를 들어보자. 


# 비자/체류증

첫째로 확인해야 할 게 비자, 즉 체류증 문제다. 중국처럼 쉥겐국가가 아닌 나라의 국적자들은 심지어 오스트리아 '입국만'을 위한 입국비자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쉥겐국가이므로 일단 무비자로 입국 후 오스트리아의 체류증을 신청하면 된다. 


이미 독일 체류증이 있는 사람들은 오스트리아 이주 전 독일 체류증을 'EU 체류증'으로 변경하는 게 좋다. 나라이름이 들어간 특정국가의 체류증은 그 나라에만 거주할 수 있지만, EU 체류증을 받으면 유럽 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이동과 이직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독일 블루카드(Blaue Karte: 고연봉자들이 받는 체류증)가 있다면 EU블루카드로, 독일 영주권이 있다면 EU영주권으로 바꾸는 게 좋다. 변경 시 서류 몇 개만 더 제출하면 된다. 만약 EU블루카드가 있다면 독일은 물론 오스트리아에서 24개월 동안 일하고 체류할 수 있다. 나라에 따라 경제활동 허가에 추가사항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한번 더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EU체류증으로 바꾸지 않고 타 유럽국가로 이주하면 그 국가의 체류증을 늦지 않게 신청해야 한다.  



# 독일체류권 말소

독일에서 기한이 정해진 체류증을 갖고 있었다면, 독일을 떠나는 즉시 해당 비자는 말소된다. 독일 영주권 소유자들은 독일을 떠나고 6개월이 되는 날부터 비자가 말소된다. EU영주권자라면 이 기간이 12개월까지 연장되므로, 영주권 말소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주 전에 EU체류증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말소된 독일 체류증은 추후 다시 독일로 돌아온다고 해도 곧장 회복되지 않는다. 외국인청(비자청)에 데이터는 남아있으나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자를 주지 않기 때문에 독일에 돌아온 시점에서 알맞은 비자를 다시 신청해야 한다. 즉 과거 독일 영주권이 있었더라도 해외에서 1년 이상 체류하고 독일에 돌아오면 - 근로비자, 학생비자, 가족비자 등을 취득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물론 과거 영주권 취득 이력이 있으니 비자발급 심사가 비교적 쉽고 빠를 수는 있다. 



# 소득세

독일 국경에서 약 30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이주/취업한다면, 싱글 기준으로 '삶의 중심지'가 바뀌었다고 판단하여 그 나라에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단, 더 멀리 가더라도 독일 내에 직계가족이 남아있으면 일부 소득세(예를 들어 원천징수)는 여전히 독일에 납부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므로 이 부분은 독일 혹은 이주하려는 도시의 담당 세금청과 얘기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출처=unsplash)


우리는 스위스와 독일 양국에서 생활 중인데, 스위스는 EU국가가 아니어서 '제3 국으로의 이주'에 해당되었다. EU영주권을 가진 비유럽인의 비유럽으로의 이주. 정말 특이케이스였고, 비자와 세금문제가 너무너무 복잡했다. 


독일인이 스위스로 출퇴근을 하려고 해도 통행증(비자보다 가벼운 증서)이 필요한데, EU도 아니고 게다가 남편은 한국보다 더 제재가 많은 비쉥겐국가 출신이라 곱절로 어려웠다. 이처럼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두 개가 아닌지라 한국분들 중엔 스위스 이주만을 위해 한국국적을 버리고 '독일국적'으로 바꾸는 분들도 봤다. 


그러나 국적을 버릴 정도로 해외 이주가 인생의 정답은 아니므로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본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며 이제는 독일/스위스 이주에 관해서는 도가 터서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겨도 모두 해결할 준비가 되어있다. 참 재밌고도 다사다난한 인생이다. 



제목 사진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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