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물가 방어하기
스무 살이 넘도록 공항을 한 번도 안 가봤던 내가 독일에 살게 된 이후로 공항을 내 집 드나들듯 가게 되었다. 한국 갈 때 외에도 각종 출장, 손님맞이 그리고 남편 출장 등 특히 함부르크와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스위스 바젤 공항은 눈만 감아도 머릿속에 지도가 그려질 정도로 많이 갔고, 요즘도 여전히 자주 간다. 단언컨대 나에게는 한국지도보다 독일지도가, 인천공항보다 프랑크푸르트공항이 더 익숙하다.
이 중에서 한국분들이 가장 많은 공항은 단연 프랑크푸르트 공항이다. 인천공항에 비하면 작지만 유럽에서 손에 꼽는 대형 국제공항에 무엇보다 한국으로의 직항(아시아나, 대한항공, 루프트한자)이 있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 한인사회가 커지고 한국회사가 많은 데엔 아마 공항도 한몫했을 것이다.
독일 공항 내 물가는 외부의 약 2-4배이다. 가장 쉬운 예로 마트에서 1유로(1400원)도 안 되는 물 한 병이 공항에 들어오는 순간 4유로(5600원)에 육박한다. 공항이란 특수성을 감안해도 좀 너무한다 싶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공항가기 며칠 전에 가져갈 물을 미리 사둔다.
커피는 밖에서 2유로대(2800원)인 아메리카노가 4-5유로(6500-7000원) 대이다. 다행히 4배까진 아니지만 200ml 남짓되는 아메리카노를 앉을자리도 없는 공항에서 저 돈내고 먹으려니 배가 아프다.
꼭 스타벅스나 체인 베이커리에서 파는 커피를 먹어야 하는 게 아니라면 프랑크푸르트 공항 내 커피는 여기서 드시길 추천한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게이트 구역이 펼쳐지는데 잘 살펴보면 곳곳에 루프트한자에서 제공하는 커피머신이 있다. 무료는 아니지만 카드결제도 되고 아메리카노가 약 3유로(4200원)로, 공항에 입점한 타 체인카페들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컵도 두껍고, 달마이어 커피에 기계도 꽤 고가인 WMF 제품을 써서 커피맛이 나쁘지 않다. 설탕은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실제로 다수의 독일 체인 베이커리들이 이것과 똑같은 커피머신을 쓰고 있다. 즉 비슷한 수준의 커피에 인건비만 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뜨거운 커피를 용납하지 못하는 분이라면(주로 한국분들이다. 나도 이전엔 그랬지만 독일 살며 뜨아도 즐겨 먹는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마트에서 커피음료를 사거나 스타벅스로 가거나.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스타벅스는 약 세 곳이 있는데, 모두 다 가본 결과 기차역 옆에 있는 지점이 가장 조용하고 좌석도 편안했다. 이곳은 터미널 1 기준으로 공항 내에서 도보로 약 10분 걸어야 한다. ICE나 IC 고속열차가 다니는 역인 'Frankfurt Flughafen Fernbahnhof (프랑크푸르트 공항 장거리역)' 입구 바로 앞에 있다.
한국 출장자분들 및 대한항공 승무원분들이 주로 이용하는 힐튼호텔/힐튼 가든 인과 이어지는 지점으로 여기서 숙박을 하신다면 놓칠 수 없는 스타벅스다. 가격은 외부 스벅보다 약 50센트-1유로 비싸다.
스타벅스 맞은편엔 버거킹 그리고 드럭스토어 Rossmann(로스만)도 있으니 힐튼에 묵으시는 분들은 쇼핑과 커피를 한 번에 즐기실 수 있다. 공항체류가 길다면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제목 및 본문 사진출처: 직접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