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독일 도둑에 대응하기 위한 지식

현관문 클래스 확인하기

by 가을밤

흔히 '도둑'하면 남의 집 현관문이나 창문을 뜯고 들어가서 현금 또는 금품을 노리는 범죄 형태를 말한다.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독일에선 여전히 이러한 좀도둑이 기승이다. 특히 다수가 집을 비우는 연말엔 더 활개를 친다. 편견을 가지면 안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난민정책 시행 이후 좀도둑 범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좀도둑을 예방하기 위해 첫째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집의 현관문 종류 및 안전클래스를 확인하고 필요시 추가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 현관문 안전등급

독일의 모든 문에는 Widerstandklasse (저항클래스/안전등급. 영어로 RC)가 존재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안전등급도 높다. RC를 확인하는 방법은 문 안쪽 경첩 부근의 스티커 혹은 스탬프를 확인하면 된다.


스크린샷 2023-12-12 123100.png 독일 현관문 예시 (출처=deinetuer.de)


열기 쉬운 RC1부터 가장 어려운 RC6까지 있으며, 가정집과 주택에 쓰이는 현관문 등급은 RC2, RC3이다. RC3부터는 침입까지 최소 5분 이상 소요되고 공구도 여러 개 필요하므로 비교적 높은 등급에 속한다.


'처음부터 RC6 최고등급 현관문을 설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나 독일 건축법상 현관문(단독주택 제외)은 공동재산에 속하기 때문에 집주인이라도 임의로 바꿀 수 없고, 일단 건축사에서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현관문을 설치한 뒤-> 집주인 모임의 동의를 거쳐-> 교체 혹은 변경해야 한다. 현관문이 공동재산인 이유는 외관의 통일성에 영향을 주고 타인이 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만 볼 수 있는 공간 외'의 모든 영역은 공동재산이다. 또한 RC6 문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등급으로, 가정집이라면 RC4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스크린샷 2023-12-12 123323.png
스크린샷 2023-12-12 123712.png
문 안전등급 오버뷰 (출처=왼 fensterbau-ratgeber.de/ 오 haustec.de)


또한 현관문은 매우 고가이다. 교체를 고려한다면 최소 2000유로(280만 원)부터 시작하며 여기에 배송, 설치비까지 추가되므로 미리 예산을 잡아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 열쇠 실린더 Schließzylinder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실린더의 종류이다. 실린더는 열쇠를 꽂고 돌리는 부분을 말한다. 문은 '문짝' 만 말하는 것이고 실제로 열쇠가 들어가는 곳은 실린더로, 이 실린더에도 종류가 다양하다.


독일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열쇠를 사용하기에 실린더도 안전한 형태로 잘 골라야 한다. 문을 뜯고 들어오는 좀도둑도 있지만 영화처럼 열쇠구멍에 직접 철사를 넣어 돌려 침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짝을 바꾸지 않아도 실린더만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단, 실린더가 바뀌면 집열쇠도 함께 바뀌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스크린샷 2023-12-12 124707.png
스크린샷 2023-12-12 125604.png
열쇠 실린더 예시 (출처=왼 bauhaus.info/ 오 local.ch)


실린더 및 열쇠 제조업체 중 ABUS가 독일 내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이다. ABUS 홈페이지에 가면 실린더 별 안전등급을 볼 수 있으니 필요시 직접 구매하여 교체하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열쇠에 난 홈이 일직선이 아니고 둥근 홈이나 곡선 홈이 함께 있다면 비교적 높은 등급의 실린더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열쇠는 2차 안전장치로, 가장 중요한 건 "문짝 자체의 강도 및 안전성"이다. 실린더가 아무리 복잡해도 문이 나무 합판 등 지렛대로 눌러서 뜯을 수 있는 재질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안전성 검토 시 1순위는 문 자체, 그 다음 열쇠 순서이다.


이 밖에 추가 안전장치로 카메라, 알람, Querverriegelung(교차 잠금장치)등을 설치할 수 있다. 물론 지문인식이나 디지털 도어록도 있지만 이는 열쇠 실린더를 바꾸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뿐이다.


현관문은 독일 집에서 돈이 굉장히 많이 드는 부분 중 하나이므로, 문짝의 퀄리티가 나쁘지 않고 망가지지 않았다면 일단은 추가장치를 설치하고 실제로 피해를 입었을 때 보험 혜택을 받아 문을 교체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제목 및 본문 사진출처: 직접표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독일 아우스빌둥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