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여행의 마침표
포르투 일정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가는 길.
겨울의 독일은 유럽인들 눈에도 역시 매력적이지 않은지, 비행기가 한산하다. 기체 균형 맞춘다고 앞자리 승객들을 일부러 뒤로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빈자리가 눈에 띄는 비행은 팬데믹 이후로 처음이다. 당시 한 줄(3자리)에 두 사람이 아니라, 한 명이 앉아도 남을 정도로 비행기가 비었는데, 비행 자체만 놓고 보면 참 편했다.
아무튼 이 시기에 독일에 가지 않는 포르투갈 사람들, 현명하다.
누가 해 안 뜨고 비 뿌려대는 못생긴 겨울의 독일을 돈 들여서 보고 싶겠어? 독일에 오고싶은 대학생들에게 특히 겨울학기 교환학생을 비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 두 시간쯤 비행했을까,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왔다. 보통 기체가 흔들리는 난기류 이외에는 거의 방송을 하지 않는데 뭘까 싶어 이어폰을 빼보니 "Die wunderschöne Aussicht von Paris aus dem Fenster(창문으로 보이는 매우 멋진 파리의 장관)"을 보란다. 비행 중 이런 잡담이나 가벼운 농담을 한다는 건 비행이 여유롭다는 뜻이다. 빈 좌석만큼 기장의 마음도 한결 널널한가 보다.
그리고 창문 밖으로 내려다본 파리는 가히 그 명성과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거대했다. 밤비행이 좋은 것은 도시의 거대한 불빛 덩어리 그리고 외곽에 점처럼 보이는 불빛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특히 작은 점불빛과 옹기종기 모인 소규모 불빛을 보고 있자면 밤낮으로 쉬지 않는 인간의 활동성이 느껴진다.
이 정도 규모로 센트럴라이즈 되어 있는 게,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파리는 출장차 두어 번 가봤는데, 안타깝게도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게 매력일지 모르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파리 상공을 지나니 어느새 독일 국경에 진입했다. 이렇게 우리의 포르토 체류는 마침표를 찍었다. 버릴 게 하나도 없던 여행.
앞으로도 이 매거진을 통해 과거형으로 포르토 여행 이야기를 종종 쓸 예정이다.
제목, 본문 사진출처: 직접촬영
제목사진 장소: 프랑크푸르트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