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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Jan 01. 2024

시작에는 다짐이 필요치 않다

연말이면 세계 곳곳의 많은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지난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에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계획한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다수가 그러하고 미디어에서도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계획은 사실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다짐, 연봉을 올리겠다는 각오, 이직을 하겠다는 결심, 금주하겠다는 선언 등 모든 변화에는 오직 '실천'만 존재할 뿐 계획을 포함한 다른 것들은 실질적인 힘이 없다. 노트에 빽빽하게 선언을 쓴다 한들, 몸을 움직여하지 않으면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모닝미라클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 1년 간 새벽 6시에 기상하며 '왜 아무 변화도 안 일어나지'하는 모습과 같다. 중요한 건 새벽 6시에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어나서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갑진년 신년맞이 새해 다짐'과 같이 거창한 이름과 시기를 붙이지 않아도, 언제라도 실천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계획이 되고 다짐이 된다. 예시로 나는 20대 초반 이후로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마셔도 한두 잔, 특별한 날 와인 한 잔 정도가 전부다. 2023년 한 해 동안 내 손으로 맥주를 산 게 딱 한 번이었다. 그것도 한 캔.


독일 살면서 맥주 안 마시는 사람을 찾는다면 나를 찾으면 된다. 심지어 '술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내가 이렇게 된 건 불명확한 시기에 시작한 실천 때문이었다. 그냥 어느 날 이유 없이 먹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부터 마시지 않았다. 그게 언 13년도 더 이어져오고 있으며 돌아가고 싶지 않다. 독학으로 공부한 중국어를 시작한 것도 그랬다. 공부하고 싶던 그날, 바로 시작했고 약 4개월 간 매일 3시간씩 투자해 자격증 4개를 따냈다. 왜 그러고 싶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한참 실천을 한 뒤에 찾았다. 실천으로 이룬 결과값이 좋다면 동기는 무엇이라도 좋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나 자신을 비롯하여 새해 다짐과 계획을 세우시는 모든 분들께, '계획하신 일 다 이루어지길 바랍니다'가 아니라, '생각하고 계신 일 새해를 핑계 삼아서라도 지금 당장 시작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모든 성취의 첫걸음은 계획이 아니라 실천이다.  



제목 사진출처: 직접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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