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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Oct 17. 2024

독일 겨울나기 필수 아이템 Best 2


독일의 겨울은 춥다. 

그러면 "한국이 더 추운데 그게 뭐가 추워요?" 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이 말도 맞다. 온도만 놓고 보면 독일보다 한국이 훨씬 더 추울 것 같지만, 실제 체감하는 차이는 그렇지 않다는 게 함정이다. 


첫 번째 이유로, 독일의 겨울엔 해가 없다. 하루종일 회색 하늘에 오후 4시면 그마저 날 듯 말 듯했던 해도 지고 어딜 가도 냉기가 감돈다. 추워도 해를 쬐면 금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한국의 겨울과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이 냉기가 뼈를 파고들어서 웬만한 패딩을 입어도 나아지지가 않는다. 


두 번째 이유로, 집이 따뜻하지 않다. 독일 및 유럽의 난방은 여전히 대부분 라디에이터 방식이다. 옛날 학교 교실에서나 볼법한 이 라디에이터는 켰을 땐 따뜻하지만 끄는 즉시 추워진다. 게다가 굉장히 건조해서 온몸에 주름을 만들기 십상이다. 최근에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엔 바닥난방(Fußbodenheizung) 이 들어가지만 이 또한 한국의 온돌과 달라서 방의 공기를 살짝 데워주는 정도다. 


이러니 집 안에서도, 밖에서도 도무지 따뜻한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회사 미팅을 하다 보면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패딩에 목도리 둘둘 감고 미팅에 들어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독일에 정이 안 붙는 이유 중 하나가 겨울인데, 그래서인지 이맘때면 너도나도 독일 겨울을 나기 위한 월동준비가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베스트로 꼽는 두 가지 아이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광고 따위 일절 없으며 모두 수년간 직접 써보고 고른 물건이다. 



1. 전기담요(장판 아님)

'전기온열제품'하면 장판을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데 나는 담요를 추천한다. 전기담요는 말 그대로 담요형태 제품으로, 전기 선을 연결해서 이불 자체를 데워주는 것이다. 그러면 담요 내부 전체에 따뜻한 공기가 형성되면서 굉장히 포근해진다. 바닥을 데워 열을 위로 올리는 장판과는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 특히 겨울에 전기담요를 덮고 차 마시며 넷플릭스 보면 못난 독일 겨울 따위 기억도 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1-8단계 이상으로 히팅강도가 조절되고, 깜빡하고 끄지 않아도 1-2시간 뒤면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안전이나 전기세 염려도 덜하다. 게다가 세탁기에 빨아도 되니(건조기 사용 X)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 아마존에 굉장히 다양한 제품이 있는데 검색하여 4-50유로대 이상 제품으로 구매하시길 추천한다. 참고로 내가 쓰는 제품은 Mia&Coco 제품이다. 

전기담요 예시 (출처=amazon.de)


2. 온수매트

다음 베스트 아이템은 안타깝게도(?) 독일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한국 온수매트다. 독일에도 한국 온수매트를 팔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니 한국에서 신형을 구매하여 들고 오시길 추천한다. 요즘은 매트도 얇고 본체도 크지 않으니, 매트는 캐리어에 부치고 본체는 핸드캐리로 가져오면 된다. 나는 친정 부모님께 선물 받아 못 이기는 척 들고 왔는데 (쓰기 전엔 좋으면 얼마나 좋다고? 반신반의했다), 진짜 한국을 향해 인사하고 싶을 정도로 매년 겨울 잘 쓰고 있다. 침대에 깔아놓고 자기 30분 전쯤 켜놓으면 딱 적당한 온도로 수면시간 내내 포근함을 선사한다. 우리가 쓰는 제품은 경동 나비엔이다. 




이렇게 전기제품을 소개하니 전기세 질문을 하실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나도, 독자분들도 독일의 전기세가 한국의 약 3배라는 걸 알고 있다. 이처럼 전기세 무서운 독일인데 요금 많이 나오는 제품을 소개할 리도, 할 수도 없다. 


전기담요를 매일 8단으로 10시간씩 틀어놓을 게 아니라면 전기세 걱정은 크게 안 하셔도 된다. 이거 쓴 지 3년이 다돼 가지만 나는 매년 전기세를 돌려받았지 더 낸 적은 없다. 온수매트야말로 더 전기를 안 먹는다. 한국의 제품력이 좋아서인지 역시 전기세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매일 5-8시간씩 1년 중 5개월 사용). 즉, 담요랑 온수매트 써도 지금 전기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전기세가 무섭다면, 겨울 따뜻하게 내는 비용으로 한 달에 5유로씩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하나 장만하시길 추천한다. 날씨도 어둡고 우울한데 몸까지 추우면 골병들기 딱 좋다. 


제목 및 본문 사진출처: amazo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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