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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고인물이 추천하는 크리스마스마켓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by 가을밤

아직 11월이라는 녀석이 버티고 있지만 독일 마트에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느낌 물씬 나는 간식들이 출시되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독어로 Weihnachten(바이나흐텐), 크리스마스 간식으로는 대표적으로 Lebkuchen(렙쿠흔), Stollen(슈톨렌), Marzipan(마찌판) 등의 당폭탄들이 있다. 중국과 한국에 탕후루가 있다면 독일에는 크리스마스 무렵 출시되는 모든 간식들이 탕후루를 능가해서 독일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살찌우는 기간'이다.


이렇게 맛있는 간식 및 기타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크리스마스마켓(Weihnachtsmarkt)이다. 크리스마스마켓을 보러 일부러 유럽에 올 정도로 유럽의 크리스마스마켓은 세계적인 명물이고 다행히(?) 독일도 자주 언급된다.


독일에서는 뉘른베르크, 드레스덴, 베를린의 크리스마스마켓이 대표적으로 '머스트 비짓' 리스트에 올라있는데, 10년 이상 수많은 마켓을 다녀 본 독일 고인물로서 꼭 추천하고픈 크리스마스마켓을 소개한다.




# 드레스덴

첫 마켓이 리스트에 있는 곳이라 실망하셨을 수도 있지만 여기는 찐이다. 예쁘고, 아기자기하고, 먹거리 및 볼거리가 많다. 독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크리스마스마켓으로 Striezelmarkt(슈트리쩰마켓)이라는 고유이름을 가지고 있다. '슈트리쩰'이란 1500년대에 드레스덴에서 만들어진 슈톨렌 빵 'Strutzel(슈투루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마트 개장날 3톤짜리 슈톨렌을 자른다. 이 때문에 독일 전역에서 먹는 슈톨렌빵도 드레스덴이 가장 유명하다. 드레스덴 산 슈톨렌은 독일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으니(다른 슈톨렌보다 비싼 편) 꼭 맛보시기 바란다.


드레스덴 크리스마스마켓과 슈톨렌 (출처=pixabay)


# 함부르크

함부르크의 마켓은 구역마다 다른 별명을 갖고 있는데, 관람차가 있는 Binnenalster(시내알스터 호수) 근처는 환하게 밝힌 불빛이 마법 같아서 Weißezauber(하얀마법), Gerhart-Hauptmann-Platz(게하르트 하웁트만 광장)은 과거 향수를 모티브로 하여 Nostalgie(노스탤지어) 등으로 불린다.


함부르크는 도시가 큰 만큼 마켓도 시내 곳곳에 있는데, 나의 원픽이자 추천은 Rathaus(시청) 앞의 der historische Weihnachtsmarkt(역사적 마켓)이다. 낮 말고 밤에 가야 한다. 시청 앞 광장을 가득 채운 음악과 화려한 빛이 정말 예쁘고 아기자기하다.


함부르크 시청앞 크리스마스마켓 (출처=직접촬영)



안타깝지만 독일 마켓추천은 이게 전부다. 다른 마켓들도 가볼 만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방문하고 싶던 마켓은 단 두 곳이었다.




# 스위스 바젤

스위스 바젤의 마켓은 독일 드레스덴과 같이 스위스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바젤은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 기차로 쉽게 방문이 가능하다. 시내에서 규모가 큰 마켓이 두 곳 있는데, Barfüsserplatz(바푸스광장)에 있는 마켓을 추천한다. 시청 앞이라 매우 찾기 쉽고 오후 5시 이후에 점등을 하니 역시 밤에 방문하는 게 좋다. 또한 바젤 크리스마켓을 방문했다면 이곳의 명물 Chäsbängel(케즈벵엘: 퐁듀치즈바게트)를 꼭 먹어보자.


바젤 크리스마스마켓, 그리고 케즈벵엘 (출처=직접촬영)




#스위스 몽트뢰

몽트뢰(Montreux)는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프랑스 국경 옆에 있으며 제네바 호수를 낀 불어권 스위스 소도시다. 기후가 온화하고 알프스 산맥의 배경이 아름다워서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의 크리스마스마켓은 Montreux Noël(몽트뢰 노엘)로, 몽트뢰 시내에 있으며 '스위스에서 가장 예쁜' 마켓이다. 또한 마켓의 명물 '날으는 산타'를 볼 수 있다. 오후 정해진 시간에 캐럴이 울리며 강 위로 산타가 지나가는데, 줄 타고 가는 거 뻔히 보이니 유치하면서도, 어른과 아이가 하나 되는 동심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몽트뢰 (출처=pixabay)



몽트뢰 크리스마스마켓. 날씨가 좋지 않았다. (출처=직접촬영)


크리스마스는 매년 반복되지만 들뜬 사람들의 마음, 연말을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 시끌벅적한 마켓의 분위기 등이 섞여서 알면서도 기다리게 되는 시간인 것 같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부분 11월 말에 개장하여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이전에 폐장한다. 연말 장기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유럽 마켓탐방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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