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nghai, 2016.04.13 - 2016.04.16]
우리가 처음 만났던 때. '셀린'은 까마득한 대선배이자 내 인생 첫 번째 사수였고, 나는 난생처음 사회생활을 해보는 인턴 나부랭이였다. 그로부터 사 년이 흘렀는데, 변한 건 거의 없다. 그녀는 공항까지 나를 마중 나와 곧장 집으로 데려간 뒤 너덜너덜한 고물 캐리어의 바퀴를 손수 닦아주었으며, 거리에 나와선 능숙하게 택시를 잡아탔다. 반면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게 어리둥절해서 찻길 하나 따라 건너기 버거워했고, 그녀가 택시기사와 대화를 나눌 땐 경외심을 갖고 멀뚱히 쳐다보기만 했다. 여전히 셀린은 사수, 나는 부사수.
여전한 건 하나 더 있는데, 세상 하잘것없는 것들을 좋아하는 우리의 취향이다. 향긋한 커피와 숨겨진 카페, 잘 짜여진 소설이나 영화, 그리고 하드밥 재즈 등. 세상 가장 돈 냄새 많이 나는 업계에서 만났단 게 무색할 만큼, 그녀는 내가 지금껏 본 그 누구보다도 저런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사랑한다. 물론 나도 그렇고. 그런 우리가 상하이에서 짭퉁 셀린과 제시로 다시 만나 여행을 하니, 그 키워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상하이 카페투어'. 우리는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일 년 남짓, 셀린이 상하이에 거주하면서 찾아둔 보물섬 같은 카페들과, 우리가 못 만난 시간만큼 켜켜이 쌓인 이야깃거리. 사실 그 모든 것을 소화해내기에 삼 박 사일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더 많이 먹고 대화하기 위해, 하루에 최소 만 걸음씩 걸었다. 걷는 동안 우리는 소위 '관광지'라는 곳도 많이 지나쳐갔지만 그곳을 구경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를테면 랜드마크에 방문해 사진을 찍거나 박물관을 관람하는 등의 일.
그래서일까. 와이탄도 신티엔디도, 다른 유명한 곳도 모두 갔다 오긴 했는데, 지금 떠올려보면 "거기에 있던 모 카페의 커피가 맛있었지", "그곳을 걸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 정도로 기억이 된다. 관광과 일상, 그 두 가지에 한 발씩 걸쳐두었던 셈인데, 덕분에 내 추억의 그물망엔 더욱 풍성한 이야기가 걸려들었다. 감사한 일이다.
캐리어를 집에 두고 작은 가방을 챙겨 나오니 오후 세시쯤. 한창 졸음이 몰려오는 시간이었다. 진한 커피가 간절했는데, 다행히 KABB의 커피가 그랬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중간쯤 되는 농도. 카페인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 이곳이 상하이구나. 내가 상하이의 카페테라스에 앉아있구나. 그제야 실감이 났다.
더럽고, 시끄럽고, 모든 게 저렴하고, 온갖 걸 다 먹고. 중국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은 이상하리만치 부정적이고 한정적이다. 부끄럽지만 중국을 몇 번 다녀간 나 역시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카페를 나와 십분 걷자마자 선입견에 금이 쫙 가버렸다. 상하이는 정말,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발전되었고 엄청 젠틀한 대도시였기 때문이다. 전통이 느껴지면서도 이국적이고 자유분방한. 말하자면 혼혈 3세 같은 느낌의 코즈모폴리턴. 그곳이 바로, 상하이였다.
이는 단지 거리에 파란눈 외국인이 많고, 고층건물들이 꼬리빗처럼 촘촘하게 늘어서있어서가 아니다. 상하이의 많은 (저층)건물들이 처음 지어진 그대로의 오래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카페 KABB을 가기 위해 들렀던 신티엔디. 마침 상하이 패션위크가 열리고 있던 그 '힙한' 동네의 건물들은, (新天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20세기 초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들이었다. 외세의 침략 속 굴욕감과 함께 쌓아 올렸을 건물들을 상하이 사람들은 부숴 없애지 않았다. 백 년 가까운 시간을 견딘 건물들은 지금 상하이의 (혼혈 3세스러운) 풍경을 만드는 데 큰 몫을 하고 있었고, 그것은 전혀 더럽지도 싼티나지도, 요란하거나 괴상하지도 않았다. 모든 선입견을 격파하는 늠름한 모습이었다.
본격적으로 카페투어를 한 여행 둘째 날. 브런치를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안푸루 195번지의 BAKER&SPICE. 유명 외식업 체인인 Wagas Group에서 하는 브런치 가게인데, 들어가기 전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가게 앞 초록이 만연한 가로수와 그 아래 무심하게 놓인 자전거. 통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베이커리 쇼케이스와 와인장. 그리고 널찍한 실내까지. 브런치 한 접시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근처에는 테이블에 커피와 노트북을 나란히 올려둔 사람들이 많았다.
저 사람들은 다 일을 하는 걸까, 아니면 간단한 서핑만 하는 걸까. 평일에 일찍 카페에 나와 노트북을 쓰는 사람들의 직업은 뭘까. 매일마다 저러는 걸까 아니면 오늘만 저러는 걸까.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의 끝에는 항상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 혹은 기대가 매달려 있었다. 내가 매일 출근하는 사무실도, 사무실이 속한 도시도, 회사에서 다루는 일도, 너무나 작게 느껴졌다. 세상은 이렇게나 넓고 다양하게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에겐 기회가 안 온 것인지 아니면 아직 내가 그릇이 작은 건지. 저곳을 다녀간 지 반년이 지나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두 사람이 걷기에 딱 맞는 도로 폭, 가로수가 늘어선 한적한 동네길. 그러나 그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신발가게랑 바구니 달린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할 것만 같은 과일가게, 연희동 골목 안 골목 안 골목에서 봤을법한 인테리어 편집샵 등이 전부 모여있다. 훗날 상하이를 다시 간다면 제일 먼저 찾을 게 분명한 안푸루. 나는 고무 냄새 잔뜩 풍기는 운동화 한 켤레를 핑크색 비닐봉지에 넣어서 팔에 걸고는, 카메라를 사방팔방 들이대며 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조만간 허기질 예정인건 어떻게 알고, 귀신같이 기다리고 있던 베이커리 카페 Sun Flour. 센스 있는 이름에 한번, 가게 밖까지 퍼져 나오는 빵 냄새에 또 한 번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쇼케이스 앞에서 두리번거리다가 가게의 베스트셀러인 데니쉬를 몇 개 사서 나왔다.
여행 중엔 되도록이면 평소의 나답지 않은 선택을 하려고 한다. 어차피 여행이란 것 자체가 일상을 떠나 모르는 세계를 탐험하는 것. 그 안에서는 비일상적인 일들이 훨씬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데니쉬 같이 달고 버터리한 같은 빵을 좋아라 하고 산 것도 여행자적인 선택 중 하나였다. 평소의 나였다면 딱딱하고 담백한 독일식 빵을 골랐을 테지. 데니쉬는 보이는 모습 그대로 훌륭한 맛이었다. 여행이 평생 지속되었으면 싶을 만큼. 나는 그 비일상적인 달콤함을 찾으러 다시 또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한편 상하이에서 행한 '평소 나답지 않은' 행동 중 또 다른 하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원체 앞일을 걱정하기보다는 현재에 몰빵하며 사는 편인 데다가, 고민 같은 걸 별로 털어놓지도 않는데. 물론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고, 내 옆에 있던 사람이 다른 누구 아닌 '셀린'이었기 때문에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도. 낭만적이고 평화로워 보이는 우캉루의 거리를 걷다 보니 조바심이 나서. 또 부러워서. 나의 꿈이니 미래 계획이니 하는 것들을 다 털어놓은 것이다.
가도 가도 플라타너스. 이런 곳이라면 하루 종일 걸을 수도 있고, 목이 쉬어 완전히 나갈 때까지 이야기할 수도 있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었건만, 우캉루는 붉은색 노르망디 아파트 앞에서 끝이 났다. 1924년 지어져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 문화혁명기 시기에 예술가들이 여기서 많이 자살을 해서 자살아파트라고도 불린다는데. 그래, 모든 지난 시간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게지. 그러니 평화로워 보이는 우캉루만 보고 막연히 예쁘다 감탄하고 부러워할 일도 아닌 거다.
다시 또 다리가 아파질 무렵 눈앞에 나타난 Green&Safe. 빨간 벽돌 건물 안에 들어가니 열대과일과 쿠키류, 치즈, 와인 등의 식료품과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여기저기 사이좋게 자리를 나눠 앉아 있었다. 그 안을 부유하는 분자 중 하나가 되는 것도 좋은 일일 테지만, 우리는 더 비좁고 담배냄새가 흩날리는 테라스 자리에 엉덩이를 걸터놓았다. 그 자리에서의 시간은, 상하이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되었다.
왜냐. 내가 사는 동네는 물론이고 회사가 있는 동네도, (편의점이 아니고서야) 테라스석 자체를 찾아볼 수 없다. 혼자 시간을 보낼 때면 웬만하면 창가 쪽에 앉긴 하지만, 유리벽의 위력은 엄청나서, 아무래도 바깥과는 단절된 느낌을 자아낸다. 미세먼지는 어떻게든 견딜 수 있으니, 허문 벽이 좋은데. 존재조차 찾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이날 상하이에서 앉은자리는, 평소에 늘 갈증을 느꼈던 테라스 자리였다. 비좁은 나무 벤치에 앉아있으니, 정면에 예술학교가 보였다. 제 몸통만 한 악기를 등껍질처럼 짊어진 아이들이 오가고 있었다. 왼편에는 우리랑 테이블을 나눠 쓰는 커플이 있었는데, 그들은 노트북과 공책 한 권씩 펼쳐 들고는 각자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편의 상하이 부잣집 아가씨들. 그녀들은 쉴 새 없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결과물을 확인하고, 음식을 먹다가 담배를 피우고, 다시 또 사진을 찍고. 이 과정을 무한반복하고 있었다. 인생을 유쾌하게 사는 언니들이랄까. 그리고 그녀들이 사라질 무렵, 정면에 새롭게 나타난 꽃수레 아저씨.
나의 시선을 계속 잡아둔 이 아저씨는 예쁘게 포장된 꽃을 수레에 가득 실어와서는 장사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다리 한쪽을 수레 위에 얹어놓고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돈벌이엔 딱히 무심한듯한 태도. 그러나 꽃에는만은 무심하지 않은 걸까, 수레 맨 앞 손 뻗으면 닿는 거리에는 주황색 분무기가 늠름히 꽂혀 있었다. 그런 아저씨의 모습은, 샛노란 해바라기랑 너무나 잘 어울렸다. 이 아이러니한 조화라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나.
한 폭의 그림이라도 되려는 것인지, 가만히 서있기만 하던 꽃수레 아저씨. 그런 광경이 익숙한 듯 몇몇 이들이 다가가 꽃을 한 다발씩 사갔다. 이렇게 비로소, 커피, 음악과 사진, 그리고 꽃. 세상 모든 쓰잘데기 없고도 소중한 것들이, 비좁은 벤치에 앉은 내 앞으로 차례차례 지나간 것이다. 게다가 내 옆에는 최고의 대화 파트너인 셀린이 함께 앉아 있었고. 좋아하는 모든 것이 있던 테라스자리. 그러니 담배냄새고 뭐고 다 떠나서, 이곳에서의 시간이 오래도록 소중하게 추억될 수밖에.
여행이 무르익어가는 세째 날. (아마 대다수 여행자의 필수 관광지일) 티엔즈팡에 들렀다. 나 역시도 본분에 맞게 기념품을 몇 개 사기도 했다. 그러나 억지로 꾸민 느낌이 들어서일까, 상업화된 인사동 같은 이 동네에 큰 매력은 느끼지 못했었다. 단, 여기서 또 발견한 보석 같은 가게, Taste 하나 빼고. 1층엔 편집샵, 2층엔 카페로 이루어진 이곳에는 놋기와 다기, 스탠드 조명과 초록 식물들이 한데 모여 조용히 살고 있었다.
원래 이곳은 살짝 구경하고 갈 생각이었는데, 내부 인테리어에 반해 결국 자리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또 한잔 마시고 말았다. 커피가 맛있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한적함, 그 분위기. 평일 오픈 시간이어서 그런지 가게 안에 손님은 우리뿐이었다. 주인이 못 알아들을 한국말로 "너무 좋다"를 남발했다. 갖고 싶은 테이블과 의자, 조명과 화병, 식물들. 가게 안 꽉 차게 들어선 인테리어 센스에 한참을 빠져 있었다. 전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가게 같지는 않은데, 티엔즈팡의 그 어느 가게보다 심각하게 관광객을 홀리다니. 이 또한 재미난 아이러니다.
지난 십 년 동안 서울 구석구석을 나름 쏘다녔지만, 다시 찾아가라면 못 찾아갈 가게들이 있다. 이것은 타고난 길치이니 감당해야 하는 일. 그래도 좋아하는 가게들이 워낙 많아서 그럭저럭 참을만한 일. 그러나 그런 가게들 중에, 길을 몰라 못 찾아가는 게 못내 안타까운 곳들도 더러 있긴 하다. 예컨대 경리단길이나 연남동 등 좋아하는 골목길 사이에 난 곳들. 나는 차마 가는 길을 헤아려보진 못하고, 휴대폰으로 찍어둔 사진만 보며 "저기 좋았었는데-" 하고 씁쓸해하곤 한다.
상하이 카페투어 중 '끝에서 두 번째 카페', On Air. 이곳이 내겐 그런 안타까움을 안겨주는 곳이다. 가는 길을 한참 헤매서 이게 어느 골목에 있는지 기억도 안 날뿐더러, 들어가서 얼마 앉아있지도 못하고 나오기까지 했기 때문. 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곳의 분위기가 참 좋았었기에 한번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단 것. 햇볕 드는 창가에, 다육이 옆에 앉아 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침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1984 BookStore를 찾아갔다. 이곳은 상하이에서 가장 가보고 싶던 곳이기도 했다. 새벽부터 비가 내려 전날보다 날씨가 선선했고, 가게 정원 안 초록들은 예쁘게 세수를 하고 말끔히 있었다. 아, 비 오는 정원에 앉아있다 가는 행운을 잡다니. 올 한 해의 여행운은 상하이에서 몰빵된게 분명하다..
1984를 방문하기도 전에 사랑에 빠진 이유, 정말 수도 없이 많다. 가게 안쪽에 숨어있는 비밀의 정원, 가게의 실세인 고양이들, 그리고 마음에 쏙 드는 노트와 에코백 등. 나는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무엄히도 고양이님들을 렌즈에 담았고, 정신없이 노트며 엽서를 사고, 또 선물 받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도 'I HATE MONDAY'라고 쓰인 에코백을 안 사 온 게 여태껏 후회가 된다.
그러나 1984를 사랑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곳에 전 세계에서 수집한 조지 오웰 1984 번역본이 있다는 사실! 너무나도 탐나고 매력적인 책장 컨셉이다. 3박 4일 여정의 마지막 대화 주제도 자연스럽게 저 책장으로 넘어갔다. 나도 저런 책장을 꼭 만들고 싶다. 따라 해야 하는 게 약간 분하기도 하지만. 근데 저런 책장을 만든다면, 어떤 작가를 선정하는 게 좋을까. 또 어떤 작품을? 어느 나라부터 가서 책을 사야 할까. 이미 갔던 나라는 어쩌지- 등등. 먼 훗날 가지고 싶은 서재, 혹은 카페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고, 내 마음속에는 어린 꿈 하나가 자그마한 돗자리를 하나 펼치고 앉아버렸다.
Pencil Do the Thinking,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말 리스트에 들어갈법한 문장을 쾅쾅 박은 노트를 나눠갖고, 또 상쾌한 바람 부는 정원에서 진한 커피 한잔씩을 마시며, 짧았던 상하이 카페투어를 끝마쳤다. 우리는 참 분주히도 마시고, 걷고, 이야기했다. 좋거나 싫은 작가의 작품들을 감정 실어 평하고, 통쾌해하고. 그러다가 또 먹고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사람 이야기, 여행과 꿈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다시 또 좋은 영화나 음악을 말하기도 하고.
우주에서 잊힌, 쓸모없는 별들을 이어다가 선을 그으면, 3박 4일 상하이에서의 발자취와 엇비슷한 별자리가 그려지지 않을까. 그리고 그 별자리에는, 하잘것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테지. 나는 기록의 숙명을 지닌 신전 사제처럼 이야기를 소중히 품고 와, 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허름한 블로그에 이렇게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