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룡의 이야기
나는 5살 때부터 발레를 했었고, 언제부터 춤을 추었는지 왜 춤을 추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춤이 이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며 새장 속에서 커가고 있었다.
‘이 새장 밖으로 나가면 나는 날지 못하고 떨어져 죽겠구나, 누군가의 먹이가 되겠구나.’
어느 날 새장 밖에 날아가는 한 무리의 새떼들을 보았다. 그들은 나에게 다가와 함께 날아가자고 제안했다. 새장 속에서 죽느니 이 밖에 나가서 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새장 밖을 날았다.
그렇게 나는 새장 밖으로 날았다.
나의 첫 날갯짓이었다.
나는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