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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Oct 16. 2018

나의 내면에는 수많은 내가 있었고 그 또한 전부 나였다

Love yourself

북미 원주민의 전설 ‘내 안의 늑대들’에 따르면 우리 안에는 악한 늑대와 선한 늑대가 살고 있는데 둘이 서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고 한다.


스스로를 떠올릴 때면 

하나의 단편적인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한 명이 아님을 깨달았다. 


나의 내면에는 

수많은 내가 있었고 

그 또한 전부 나였다. 


또 다른 내가 원래부터 있었는지 

새로 생겨난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뿐.



운 좋게 이어진 성공 속에서 만들어진 나

나는 나를 사랑하는 즉,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었다. 내가 사랑한 나는 단편적인 모습이었다.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를 한계 짓지 않았으며 행동에 겁이 없었던 나였고 주어진 고난을 즐기며 겁 없이 앞으로 나아갔던 나였다. 이런 이상적인 모습은 다소 쉬운 상황들 속에서 작은 성공들이 우연히 연속되며 만들어졌다. 하지만 운이 나쁘게 그 연속성이 깨진 순간, 유리처럼 쉽게 깨져버렸다. 믿기지 않았다. 나는 나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 조차도 착각이었다

우연한 성공들이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어려운 순간을 내가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넘을 수 없는 큰 고난이 다가오는 순간을 회피함으로써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고 작은 성공들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런 착각 속에서 만들어진 나는 피할 수 없는 실패에서 버티지 못할 것은 자명했다. 


마치 유리 같았다. 유리는 어느 정도의 압력까지는 매우 단단한 물질이지만 보다 큰 압력을 가하면 쉽게 깨져버린다. 이전의 나는 스스로를 지키는 명목 하에 어려운 고난을 피했고 작은 압력 속에서 버틴 나는 스스로를 단단하다고 착각했다. 그렇게 큰 압력이 오는 순간 비어있었던 유리병 같은 나는 쉽게 깨졌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직면한 순간

회피해서 안 되는 문제까지도 회피하는, 스스로 두려움을 만들어내 한계를 짓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나의 모습을 직면한 순간 스스로를 부정했다. 내가 사랑했던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바라보기 힘들어 외면하고 또 외면했다. 과거의 사랑했던 모습을 기억하며 훈장을 꺼내보듯 가만히 시간을 흘려보냈다. 더 이상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나서야 냉정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그때가 돼서야 인정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 또한 나였다.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나는 나의 많은 모습들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난을 좋아하고 워커홀릭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문제를 회피하고 직면한 일을 회피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면 나를 바라보는 사람에게 나는 그냥 일을 회피하는 사람이다. 깔끔한 사실(팩트)이다. 이를 인정하고 나니 파도 같던 마음이 잔잔한 호수로 바뀌었다. 또 다른 모습을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최대치로 그 모습들을 끌어안았다. 실패가 있었기에 스스로를 기만하며 만들어낸 내가 아닌 진짜 나의 모습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사실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준 사람이 없었다면 착각 속에 영원히 살아갔을 것이다. (스스로를 기만하고 회피하며 딱 그렇게 살았겠지.) 전부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애나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게 해 준 애나가 있어 정말 행운이고 감사하다.


나는 앞으로 계속해서 

잘못 딛거나 넘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두려움이 많은 내가 나와서 실수와 실패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나태한 내가 나와 욕심을 방해하고 꿈에서 멀어지게 만들 예정이다. 나를 지키는 문지기가 나타나 스스로를 기만하고 타협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랑스러운 모습들에 많은 시간을 주지 않을 예정이다. 



그 수많은 나 중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낼 나를 선택하는 건 

오롯이 나의 몫이므로. 

아직 갈길이 많으므로. 

나를 너무 사랑하므로.

나의 팀원들이 있으므로.



Photo by Carmine De Fazi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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