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다르지만 묘한 동질감

by 스톤처럼

일 특성상 회사차를 몰고 일을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이상은 원하든 그렇지않든 일을 해야 합니다.


사람이 많은 골목길을 누비며 조심조심 차로 업무를 보다가 막힘없이 일 처리를 하게 된다면 무난한 하루가 보장됩니다.


근데 이렇게 운전을 하다가 숨 막히는 순간이 있는데, 양방통행 골목에 앞뒤로 차가 3대 이상씩 밀려 골목길이 정체 현상을 겪을 때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골목길에 차가 이렇게 막히면, 운전자도 짜증이 날 수 있지만 보행자 분들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며칠 전 토요일에도 그랬습니다. 주말 근무를 하다 차를 몰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차를 몰게 되었는데, 가장 답답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20분 뒤까지 가야 하는데 도통 앞뒤 그리고 옆으로 차가 막혀 이 정체가 해소될 거라는 기미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이런 순간이면 차가 붕 떠서 헬리콥터처럼 이 정체가 심한 골목길을 지나 한적한 길로 건너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하지만 안전이 우선입니다. 안전이 우선이다보니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이 상황을 정리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집니다.


내가 나서고 싶어도 차문을 열 수 없는 공간에 있는지라 바람은 바람대로 가지고 있는 순간, 택배 차량에서 택배를 배송해주시는 대표님 한 분이 나서서 이 상황을 정리해 주십니다.


앞쪽에 가서 먼저 차를 빼도록 가이드하면서 싫은 소리를 들으셨나 봅니다. 능수능란하게 유머처럼 넘기시며 "어떡해요.. 저도 먹고 살아야죠" 그 다음 차를 안내하며 상황 설명과 함께 협조를 구하십니다. "아니.. 왜 택배 차량을 여기에 대서.." 그 다음 차, 또 그그 다음차.


운전을 하는 사람도, 택배를 배송해주시는 대표님도 모두가 이해되는 상황.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목례를 하니 택배차량을 운전하러 차로 돌아가시는 대표님께서도 눈빛으로 인사를 해주십니다.


각자의 갈 길로 가는 이 차들. 저 또한 제가 갈 곳으로 갔습니다.

알 수 없는 공감의 모먼트를 겪고나서 일을 하는 곳에 도달하니 동료들이 '왜 이렇게 늦게 왔냐'라고 따지는 것처럼 쳐다봅니다. 눈치밥을 먹으며 숨가쁜 운전을 마치고 다음 일과를 진행합니다.


창 밖으로 드높은 가을의 하늘.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나.


아마 택배를 기다리는 다음 집들을 위해 택배를 배송하기 위해 이동하셨겠지만, 아까 그 병목현상이 일어난 골목길에서 혼자 열심히 교통정리 후 자리를 뜨신 대표님이 떠오릅니다. 그런 대표님 같은 사람이 여기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일사천리로 일을 매끄럽게 신속하게 처리해 나가는 사람들, 꽤 단순한 목적 (먹고사는 문제)를 위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먹고사는 문제를 위해 각자의 목적에 따라 일을 하는, 그러면서 동시에 외로워하는 이기적인 존재이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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