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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매드헐 Mar 14. 2022

제주도 혼자 여행 게스트하우스 어떤가요? - 1편

NGO에서 제주 귤 농장, 여성 숙소, 그리고 스타트업 창업까지

글로벌 여성 여행자를 위한 커뮤니티, 노매드헐(NomadHer)을 소개합니다. 


노매드헐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동행 찾기,나와 취향이 비슷한 현지 여성 친구가 추천해주는 실시간 여행 정보, 각 도시마다 열리는 밋업 이벤트를 확인 할 수 있어요. 어디로 여행을 떠나든 전 세계 여성 여행자들과 연결될 수 있는 곳 - 노매드헐입니다:)
 
노매드헐은 어떤 곳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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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커뮤니티 내 여성 여행자분들께 여행 계획을 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숙소요! 
“맛집이요!”
“관광지 정보요!”
 
많은 분들이, 여행 계획을 짤 때 숙소를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알아보신다고 대답해주셨어요. 한국에서는 올봄,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셨죠. 그래서 여자 혼자 여행을 떠날 때 참고해보면 좋을 제주도 내 여성 전용 숙소 몇 곳을 준비했어요.

어떤 이야기를 준비했냐고요? 숙소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는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잖아요. 노매드헐팀이 직접 제주도로 내려가서 여성 숙소 호스트님들 한분 한 분을 만나 그분들의 이야기들을 직접 담아 왔어요.

스스로도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 가이면서 저마다의 재미난 이야기를 가지고 일을 시작하신 여성 숙소 호스트님들의 이야기,  지금 바로 들려드릴게요:)





[제주 서쪽의 여성 숙소,  아는 언니 집]


NGO에서 제주 귤 농장, 여성 숙소, 그리고 스타트업 창업까지. 
친한 언니 집에 온 것처럼 여성들이 편안하게 왔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현아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노매드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여행으로 떠난 제주도에서 감귤농장, 여성 숙소, 스타트업 창업까지. 제주도에서 다양한 삶을 경험하며 살고 있어요. 


원래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NGO에서 일을 했답니다. 일 때문에 세계 이곳저곳을 다녔죠. 그러다가 제주도에 한 두 달 여행할 목적으로 잠깐 왔었는데 이제는 여기 온지도 벌써 7년이 다되어가네요.


제주도에 어떤 계기로 오시게 되셨나요?

저는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NGO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다른 직업보다 현장에 나가 일을 한 적이 많긴 했지만 마음속 깊숙이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해본 적 없는 전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하는 마음이 컸었거든요. 


흙냄새를 맡으며 농사일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주도에서 와서 귤 농장에서 일하게 되었죠. 귤 따는 일은 힘들지만 재미있었어요. 육지에 살 때는 귤을 원할 때면 언제든지 사서 먹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사계절 내내 귤을 따는 줄 알았는데 겨울밖에 안 따더라고요. 신기했죠.


귤 농장에서의 일이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처음에는 더 나이 들기 전에 농사일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최악의 인력이더라고요. 육지사람이고, 무거운 것도 못 들고, 농사경험도 없고요. 


귤 농장에서는 얼마나 귤을 많이 따는지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내가 그전에 뭘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20년 넘게 교육을 받고 이런 것들이 전혀 다른 어깨로 보니까 아예 쓸모가 없다는 게 신기했어요. 내가 몰랐던 다른 세상이 존재했구나 그게 흥미로워서 귤 농장에서 일한 이후로도 돌아가지 않고 제주에 계속 살게 되었어요. 제주도에서 앞으로 펼쳐질 일들이 궁금했거든요.



여러 일 중에 여성 숙소를 해야지라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여성 숙소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귤 농장에서 일하는 동안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경험 때문이에요. 그때가 2015년도였는데, 그때만 해도 게스트하우스가 이렇게 많지도 않았고 시설도 좋지 않았을 때거든요. 귤 농장에서 일하는 남녀 직원들이 같이 머물렀던 곳이었는데 지내는 내내 정말 불편했어요. 


청결관리도 잘 안되어있었고 숙소 사장님이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우며 위압적인 태도로 게스트들을 대했거든요. 귤 농장에서 같이 있하던 친구들이 15명 정도 되었는데 나중에 같이 묵었던 분들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신기한 게 남자분들은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거기서 충격을 받았죠.


그 경험을 계기로 여성을 위한 안전한 숙소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내가 내 돈 내고 숙소에 머무는데 이렇게 불편해도 되나? 친한 언니 집에 머무는 것처럼 다른 것 신경 쓸 것 없이 맘 편하게 묵을 수 있는 숙소는 정말 없는 걸까?  옷이 필요하면 빌려도 입고 그런 숙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제주도에 여성 숙소를 만든 것은 제가 불편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어요.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 보고 싶었죠. 그런 숙소가 없다면 내가 만들자고 생각했거든요.



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해본 적 없던  분야에 바로 뛰어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일 처음에는 조그마한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로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인턴기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낮에는 갖자 할 일 하다가 저녁에 돌아와서 다 같이 다이닝룸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지냈죠. 


당시에도 제가 유기동물들을 구조하고 있었기 때문에 숙소에 항상 고양이가 있었는데요. 제가 밖에 나가고 돌아오면 누군가 어 왔어요? 하며 맞이 해주는 게 저도 좋더라고요. 어느 정도 적당히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의 따뜻함을 느끼게 되었죠.





그렇게 해서 지금의 아는 언니 집이 탄생했군요. 동네가 한적하고 조용해서 좋은 것 같아요. 어떻게 운영하고 계시나요?

제가 이곳에 여성 숙소를 한다고 하니까 동네 할머니들이 무척 신기해하시면서 구경 오셨던 게 기억이 나요. 약간 하멜 표류기 같달까. 제가 이 숙소를 운영한지는 만 3년째인데요. 타자기 클래스, 자게 모빌 클래스, 마크라메 클래스 같은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엔 저 혼자 시작했는데, 게스트로 오셨다가 스태프를 함께 하고 싶다는 분들이 생겨서 이분들과 함께 운영하게 되었어요. 요즘 대학생분들이 재주가 정말 많으시잖아요. 청소만 하시기에는 너무 아까운 거예요. 사진도 잘 찍고, 포토샵도 잘하고요. 그래서 스냅사진 클래스 한번 열어볼래요? 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혼자 여행할 때 예쁜 사진을 못 남기는 게 항상 아쉽잖아요. 옆에서 친구처럼 찍어주는 콘셉이 맞았던 거죠. 그 뒤로 저희 스태프분들이 하고 싶은 클래스가 있다면 이 공간을 통해 자기만의 클래스를 열게 했어요. 스태프분들 입장에서는 클래스 오픈을 하고 발생한 수익을 다 가져가니까 제주살이 동기부여도 되고  클래스도 다양해지니 손님들도 좋아히시구요



숙소에는 주로 어떤 여성 여행자분들이 오시나요?

혼자 오시는 여성 여행자분이 80% 정도 되시고 20%는 친구분이랑 같이 오시는 분들이에요.

저희가 2명 이상은 예약을 받지 않거든요. 호스트 입장에서는 단체 손님  편한 손님이긴 하죠 한 번에 결제하시고 한 번에 체크인, 체크아웃을 하니까요. 


그런데 그날 어쩌다 한두 분이 단체손님이 오시는 날에 같이 머물게 되면 왠지 모를 위화감이 조성이 되더라고요. 단체로 오시면 장을 엄청 봐서 라운지 다 깔아놓고 드시거든요. 일을 하려고, 조용히 책을 읽으려고 오신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밀려나시는 거죠. 그래서 한 두 분 씩만 받고 있다 보니 숙소에 혼자 여행하시는 여성분들이 많으신 편이에요.



숙소 운영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제가 길고양이 밥도 주고 길고양이 급식소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는데요. 그걸 알고 캣맘분들이 저희 숙소를 많이 찾으세요. 어떤 분은 본인 생일을 맞이해서 제주도로 길냥이 봉사를 하겠다고  저희 집에 오신 분이 있었어요. 계시는 동안 저희 집에 밥 먹는 길냥이들 챙겨주시고, 무려 닭 5kg를 삶아 일일이 아이들 한입 크기로 손으로 찢어서 갖고 오셨었어요. 


이밖에도 그때 제가 유기동물 돕기 바자회를 준비 중이었는데 바자회 물품도 갖고 와주셨고요. 차 가득 본인을 위한 물건보다는 길고양이를 위한 물건을 가득 싣고는 생일 내내 봉사만 하시다 대구로 가셨어요. 정말 잊지 못할 게스트님이고, 아직 난 한참 멀었구나 진짜 사랑이란 이런 거구나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계기였어요. 일일이 닭고기를 찢으며 아이들 먹이겠다고 시린 손 부여잡고 다니시던 모습이 아직도 또렷하답니다.




혼자 여행도 많이 다니셨을 것 같은데, 여행하면서 어떤 것을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NGO에서 일하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자주 갔었고, 유럽이나 미국 등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해외여행도 많이 다녔었어요. 뉴욕에 갔을 때는 할렘에서 지낸 적도 있었고요. 인도에 간 적도 있죠. 


혼자 여행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제가 제 주변 사람들 중에 누굴 좋아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겠더라고요. 보통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거든요, 엄마, 친한 친구 등 같이요. 그런데 좋은 걸 할 때도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뭘 먹었는데 너무 맛있네! 친구 중 얘가 이런 거 진짜 좋아하는 데, 나중에 알려줘야지. 어디 미술관을 갔는데 이런 그림을 좋아할 만한 친구가 떠오르며 이거 사진 찍어서 보여줘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미처 같이 오지 못한 주변인들이 생각나는 거죠. 


혼자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여행 자체도 크게 남기도 했지만 이 사람들이 나에게 이렇게 소중한 존재였구나 다시금 느껴지는 거예요. 그것을 혼자 여행 이후 깨달은 뒤로는, 어디를 다녀오면, 거기서 뭐 보니까 너 생각나더라라고 표현을 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그런 말을 잘할 줄 아는 성격이 아닌데도 말이죠. 


제 친구들이 여행을 다녀오면 제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걸 아니까 고양이 관련 용품을 사 가지고 와요. 이제는 그 마음이 무슨 마음인지 잘 알겠더라고요. 여행 가서 이 친구가 이걸 보고 나를 떠올렸다는 것이 감사하고 그 마음이 따뜻한 거죠.  혼자 여행의 장점이 여행할 때는 혼자였지만 돌아오고 나서는 혼자가 아니잖아요.  내 주변을 한 번 더 좀 돌이켜 볼 수 있게 하는 그런 게 저는 좋은 것 같아요.



본인만의 혼자 여행 팁이 있으신가요?

세계 어디를 가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해요. 물론 좀 더 주위를 기울여야 하는 곳은 분명히 있죠. 제가 인도에 갔을 때, 으슥한 골목이나 불안한 곳은 안 갔어요.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 않을까요? 혼자 여행이 두렵다면 자신만의 원칙을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아요. 아침에 나가서 저녁 일찍 숙소로 돌아온다던가, 위험해 보이는 곳은 가지 않는 다던가 등이죠.



제주도를 혼자 여행하는 여성 여행자들에게 해주실 한마디가 있다면?

제가 NGO에서 일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나라도 많이 방문했었고 혼자 이곳저곳 해외여행도 많이 다녔었는데요. 저는 지금까지 가본 곳  중 제주도가 제일 좋았어요. 


저에게는 지금도 제일 재밌는 곳이에요. 예를 들어 제주도 역사만 살펴봐도 재밌을 거예요. 제주도는  오래전에는 탐라국이기도 했었고, 설문대 할머니이라는 여신이 건립한 곳이라는 건국신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죠. 또 제주도가 신을 많이 모시는 곳이어서 집집마다 모시는 장소도 있고 부엌 신 무슨 신... 신이 엄청 많아요.


제주도에서는 영등 할머니 신 신화가 유명한데, 영등 할머니가 입춘쯤 되면은 서쪽 귀덕을 통해서 들어와서 바다에 씨를 뿌리고 우도로 나가신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래서 그 할머니를 잘 모셔야 그 한의 바다의 해산물이 잘 자란다고 믿어요. 제주도 사람들은 그래서 영등 할머니를 위한 행사를 크게 한답니다. 


이곳에서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경험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거든요. 대도시보다 사람이 훨씬 적은 곳인데 다양한 경험과 사람들을 만났다니 신기하죠? 제주도를 살짝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인생에서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제주도 혼자 여행을 통해 인생을 풍부하게 해 줄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안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아는언니집 숙소 간략정보

제주 서쪽에 위치한 아는 언니집은 올해 2022년 2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운영을 하지 않아요. 현아님이 제주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스타트업 프롬한라를 시작하게 되셨거든요. 여성 숙소 한 곳이 없어진 게 너무 아쉽지만 다행히 호스트님의 이야기를 남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제주도에는 여성들을 위한 여성전용 숙소가 많아요.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인터뷰를 마치며


제주 여성 숙소 인터뷰를 준비하며 가장 궁금했던 것이 여성 숙소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 였습니다. 첫 여성 숙소 인터뷰를 마치며 든 생각은 멋지다! 였어요. 낯선 곳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신념 따라 도전을 멈추지 않는 현아 님의 이야기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어요.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의 생각의 틀을 깨 주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생기게 되는데요. 여행을 준비 중이시라면  이제껏 몰랐던 세계에 한발 내딛는 경험을 기대하셔도 좋아요. 노매드헐 커뮤니티 내 여성 여행자들과 함께하는 나만의 여행, 함께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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