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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매드헐 Jul 28. 2022

34세에 서핑을 시작하고 실패를 통해 배운 2가지

도전하는 여성들을 위한 운동, 서핑

전 세계 여성 여행자들의 안전한 혼자 여행을 응원하는 노매드헐(NomadHer)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동행 찾기, 나와 취향이 비슷한 로컬 친구가 추천해 주는 실시간 여행 꿀팁, 각 도시마다 열리는 밋업과 여행캠프를 확인할 수 있어요. 어디로 여행을 떠나든 전 세계 여성 여행자들과 연결될 수 있는 곳 - 노매드헐입니다:) 

노매드헐은 어떤 곳인가요?   
노매드헐 커뮤니티 바로가기


지난 4월, 노매드헐에서는 도전하는 여성들을 위한 부산 서핑 캠프가 열렸어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스웨덴에서 온 12명의 여성 여행자들이 모여 1박 2일 동안 함께 서핑과 요가를 즐기고 부산 로컬 투어도 하며 친구가 되었죠. 


글로벌 커뮤니티답게 외국인 참가자 6명, 한국인 참가자 6명이 모여서 여성들끼리의 뜨거운 우정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어요. 난생처음으로 서핑을 해본다는 노매드헐 소연님이 솔직하게 터놓는 부산 서핑 캠프 비하인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소연님, 노매드헐의 서핑 캠프는 정말 어땠나요?




시작은 언제나 망설임으로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긴 망설임으로 시작했어요. 저는 쿵쾅쿵쾅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가득한 곳보다는 조용히 각자의 일을 하는 카페를 더 편안하게 느끼거든요. 


그런 제가 그동안 유일하게 한 일탈 아닌 일탈은 등산이 었어요. 사람들에게 등산이 취미예요라고 하면 백이면 백 네가? 라며 의외라는 반응이었죠. 네 이미지는 왠지 꽃꽂이처럼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게 어울리는데?라는 말도 듣곤 했으니까요.


산을 좋아하다 보니 매 주말마다 봄이면 꽃을 보러,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찾아서, 가을이면 산을 수놓은 단풍 이불을 보러 그리고 겨울이면 눈꽃을 보러 전국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어요. 그렇게 한창 하이킹에 푹 빠져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저에게도 잠시 멈춤의 순간이 찾아오더라고요. 기나긴 휴지기에 접어든 거죠. 


열정이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때가 있으면 타고 남은 재가 완전히 식지 않을 정도로, 뜨근미지근하게만 유지되면서 한 숨 돌리는 거죠. 바로 그 시기에 새로운 일탈이 찾아왔어요. 


부산 서핑 캠프 지금 신청하러 가기 


소연님도 이번 부산 서핑 캠프에서
서핑 같이 할 거죠?

몇 주 동안 부산에서 열릴 서핑 캠프를 준비하며 여성 서퍼들을 인터뷰하면서 서핑에 나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서핑을 할 거냐는 질문을 받으니 3초 동안 멈칫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동안 서핑에 대해 조사하면서 내가 서핑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는 했지만 마음을 반쯤 접었었던 상태였거든요.


첫 강습만으로도 보드에 설 수 있지만 그만큼 바다에 많이 빠질 것이라는 것, 그러면 서핑 내내 머리카락은 물 만난 미역처럼 될 거라는 것, 거기다 짜디짠 바닷물과 모래를 잔뜩 묻히고 샤워실에서 씻기 위해 거쳐야 할 일련의 거추장스러운 일들이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가서였죠. 모든 스포츠가 땀을 흘리는 것 정도는 당연하지만 이건 그 이상이 필요하니 저에게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언제든 되돌아올 수 있는 일탈이라면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예스라고 말할 때는, 종종 내 의지보다는 주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할 때가 생기곤 해요. 그럴 때는 일부러 살짝 멀찍이 떨어져서 그냥 흘러가도록 지켜봐요


서른네 번의 해를 보내며 깨달은 게 있다면, 내 결정이 항상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마침내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때로는 내 주장을 펴기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보는 거죠.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내가 생각했던 길에서 잠시 일탈한다고 해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바다는 다 큰 어른도 아이로 만드는 순수한 곳 

내 키의 2배가 넘는 서핑보드를 낑낑 거리며 들쳐 매고 송정해변을 가로질러 서핑의 성지라는 부산 서핑 캠프에서 인생 첫 서핑을 하러 아직 찬 4월의 송정 바다를 들어갔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전까지만 해도 참가자들끼리 이제 막 만난 터라 어색함이 채 가시지 않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반전되며 왁자지껄한 어른들의 물놀이 놀이터로 변신했죠. 

 

"와! 보여? 나 바닷속으로 들어왔어!"

"생각했던 것보다 물이 시원해!"

"우와 부산 바다 듣던 대로 너무 좋네!"


단지 바다에 들어갔을 뿐인데도 다들 같은 마음이었는지 서로 옆 친구들을 보자마자 그동안 숨겨놨던 그 예쁜 웃음들이 동시에 터지기 시작했어요. 몇 명은 벌써 서핑 보드에 올라가 바다가 보내주는 파도를 온몸으로 즐기고 있었죠. 



창피함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야
단지 여기서 멈추는 게 부끄러운 거지 

서핑을 하러 가면 참가자들의 서핑 실력은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처음 서핑을 접한 사람부터 이미 해외 유명 서핑 성지에서 여러 번의 서핑 경험으로 파도에 대힌 감각을 익힌 경험자까지. 그래서 일반적으로 서핑 캠프는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수업이 진행되요. 


사실, 저같이 서핑을 처음 해본 사람에게는 서핑하는 시간은 창피함의 연속이에요. 그것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수십 번의 실패를 하죠. 1시간 반 동안의 수업시간 동안 서핑보드에서 하도 많이 떨어져서 코로 바닷물을 너무 많이 먹어 코는 빨개지고, 머리는 돌돌 말린 미역이 돼서 머리에 찰싹 달라붙어있는지 오래고, 방수 기능이 된다던 선크림은 서핑 위보다 바닷물에 빠져 허우젹 거린 시간이 많다 보니 흔적도 없이 지워지죠. 



그런 와중에 조금 전까지 저와 신나게 수다를 떨던 친구들이 슬슬 감을 잡았는지 밀려보는 파도를 여유 있게 받아내며 서핑을 멋지게 성공하기 시작해요. 나보다 앞서 나가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거죠. 역시 운동신경을 타고 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걸까? 그래서 난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들이 밀려오기 시작하는 지점이에요. 


그런데 바다에서는 그렇게 멍하니 서서 부러워만 하면 안 되더라고요. 가만히 있다가는 저체온증에 걸릴 수도 있고 어찌 됐든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해요. 의지가 약하면 상황이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그렇게 저는 다시 파도 앞에 섰어요. 다시 실패를 선택한 거죠. 



내가 가려는 곳에서 시선을 떼지 마세요!

지금 내가 딛고 서있는, 출렁이는 서핑 보드를 보려고 고개를 숙이지 말고, 대신 고개를 들어 먼 시선으로 내가 가려는 방향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서핑 선생님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내가 그동안 계속 실패를 했던 이유는 지금 당장 흔들리는 눈앞의 불안함에 너무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현재의 불안함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처음으로 내 몸을 제대로 파도에 맡기며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센 후, 1초도 주저하지 않고 벌떡 서핑보드에서 일어났어요. 시선은 여전히 멀리 두고 오로지 내가 가야 할 방향에만 집중했죠. 그러자 아주 가볍게 서핑보드가 미끄러지듯 흘러 해변에 안착했어요.



34살, 인생 첫 서핑에서 배운 2가지 

이번 부산 서핑 캠프에서 서핑을 하며 깨달은 건,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것에만 더 관심을 갖고 잘 모르는 것은 " 난 그런 거에는 관심 없어!" 라며 외면하며 살아오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는 거예요. 



사실 인생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의 연속인데 그 속에서 보이는 길만 찾으려고 하는 게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제가 잘 모르던 서핑을 제 세계로 들여놓은 덕분에 제가 인지하는 세계가 확장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저는 인생 첫 서핑에서 2가지를 배웠어요.

1. 관심 없는 일에도 시선을 거두지 않기

한 사람이 갖는 세계는 경험을 통해서 넓어져요. 세상은 정말 넓은데 내가 이해하는 세계가 작다면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놓칠 수 도 있어요. "난 이런 거에 관심 없어"라는 대신 "오, 그런 게 있구나?"라는 물음표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2. 무엇을 하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려는 방향으로 시선을 떼지 않기

그래야 앞으로 닥칠 파도를 향해 힘차게 나갈 수 있으니까요. 먼 시선에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보면 지금 겪는 어려움과 불안감이 작게 느껴질 거예요. 저는 가끔 힘들 때면 우주를 다루는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봐요. 보다 보면 우주 속에 비친 나의 고민이 그렇게 작게 느껴질 수 없어요. 그렇게 먼 시선으로 보게 되면 다시 한번 또 파도를 만나더라도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거죠. 


혼자서 도전하기 힘들면 같이 하면 돼요. 한 명이 100걸음 앞서 나가는 것보다 100명이 한걸음 앞으로 나갈 때 세상이 더 발전한다고 하잖아요. 선뜻 혼자 서핑하러 가기 힘들다면 서핑 캠프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도전하는 여성들을 위한 노매드헐 부산 서핑 캠프가 오는 8월 22일-24일에 또 열려요. 제가 느끼고 배웠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단 11명만 모집한다고 하니 서둘러 신청하세요!

✳️ 노매드헐 부산 서핑 캠프 바로 신청하러 가기 


부산 여행을 준비 중이신가요? 지금 노매드헐 커뮤니티에서 가장 인기 부산 여행 글을 확인해보세요! 주변에 부산에 가고 싶어 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있다면 아래 노매드헐 부산여행 가이드 영문판을 추천해요:) 


노매드헐 부산 여행 가이드 
1편 부산에서 숙소 구하는법
2편 기분에 따른 추천 관광 코스
3편 부산의 맛집
부산 여행 영문 가이드 바로보기 





이번 주말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190개국 3만 명의 글로벌 여성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노매드헐 커뮤니티앱에서는 4월부터 10월 말까지 격주로 여성 여행자를 위한 부산 서핑 캠프가 열리고 있어요. 지금 노매드헐앱을 다운로드하고 부산에서 국내외 여성 여행자들과 함께 캠프를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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