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정 May 23. 2020

월1000만원 만들기 중간점검

두 달 만에 40% 목표 달성 (400만 원)

브런치를 시작한 지도 두 달 반, 지난 회사를 퇴사한지도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안 맞는 옷을 입었던 것처럼 무슨 일을 해도 삐걱대던 내 삶은 이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180도 달라졌다.


2020년 연말까지 월 1000 만원의 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5월 (2달 경과) : 월 400만 원 수입, 부수입은 아직 발생하지 않음, 현 투자 수익률 17% (수입에 포함하지 않음, 3월에 주식 및 스타트업 지분에 투자함) - 목표치의 40% 달성
3월 달에 쓴 '디지털 노마드가 살아남는 법'  그리고 내가 일기장에 썼던 목표들이다.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의 분기점이 온다는데, 내가 지금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을 해본다. 또한 다시 한번, 꿈을 글로 직접 적는 것의 힘을 실감했다. 내 머릿속 깊은 곳에 담아뒀던 것들을 끄집어 종이 위에 꺼내놓는 그 시점부터 변화는 시작된다고 믿는다. 최소한 1년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단 두 달만에 바뀌었다. 적어도 이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1. 브런치, 그리고 출간 계약

브런치가 내게 가지는 의미들


기본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철학을, 주관을 다진다는 의미를 가진다. 기존에는 정의되지 않았던 내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정리랄까. 더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 같은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구나, 내가 그동안 이렇게 잘해왔구나를 알게 되면 분명 힘든 시기를 보낸 미래의 내가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테니까. 나를 위한 일종의 마음의 보험 같은 것이다.


브런치라는 공개적인 플랫폼에 글을 쓰게 되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위로와 응원,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고 있다. 내 소박한 글들을 보고 공감해주시고 또 무언가 얻어가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뿌듯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일로는 얻을 수 없는 무형의 기쁨을 준다.


나로서는 처음으로 내 생각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표현하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인데, 생각보다 그 기분이 나쁘지 않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람이라 그 흔한 SNS 조차 하지 않는 나에게 블로그에 날 것 그대로의 내 생각과 생활을 - 그것도 대다수의 사람과는 다른 비주류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 올린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였기 때문에, 나는 17년부터 블로그를 하고자 글을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올해가 되기 전까지 그 어딘가에 글을 올릴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내 독특한 생각들을 가치 있는 것으로 봐주시고,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난 정말 1년 정도는 아무도 안 봐줄 줄 알았다 :(


심지어, 어쩌다 출간 계약까지 하게 되었다. 난 작가가 '언젠가' 되겠다고 생각을 해왔지만, 그걸 글로 직접 내 목표란에 적은 것은 올해 초가 처음이었다. (어떻게 내가 감히 그런 걸 할 수 있겠어라는 두려움에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용기조차 내지 못했다.) 아마 블로그를 쓰다 보면, 내년 정도에는 어떻게 하면 책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첫 글을 올리자마자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신 것이다. 또 사무실로 찾아갔는데 출판사 분들이 어여쁜 작은 북카페를 운영하고 계신 디지털 노마드 부부셨다. 마침 생각하는 방향도 비슷하고, 편집장님이 굉장히 똑 부러지신 분이셔서 홀리듯이 믿고 계약하게 되었다. 어차피 쓰는 글, 책이 된다면 더 열심히 쓰겠지, 하면서 감사히 약 2주 전에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읽힐만한 책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얼마든지 나를 양분 삼아 커나가는 좋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은 연말에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 사실 수익을 기대하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월 1000만 원 목표에 있어서 약간의 보탬이 되어주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수 만 권의 책 사이에서 사람들이 돈 주고 사볼만한 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2. 디지털 노마드 회사 입사

원격 근무가 가져다주는 것들


이미 다른 글에서 자랑 아닌 자랑을 잔뜩 해놓은 탓에 아마들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나는 지금 디지털 노마드 회사를 다니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건만, 세상에는 생각보다 별의별 회사와 별의별 직업이 다 있었다. 나도 불과 2달 전까지는 쫓기듯이 9시에 출근해서 밤늦게 8시가 되어서야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던 전형적인 직장인이었다. 혹시 될까, 정말 될까 하는 마음을 반쯤 품고 실험 삼아 지원한 채용 공고 하나가 내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https://brunch.co.kr/@nomadinseoul/23 (취업 프로세스)

https://brunch.co.kr/@nomadinseoul/43 (회사 자랑 글..)


처음에는 단순히 원격으로 근무하는 회사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시 직접 와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배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격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내 삶을 만들어나갈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는 말과 동의어다. 출퇴근과 외출 준비 등으로 매일 낭비해온 약 3시간+ 정도의 시간, 직접 만들어 먹는 요리로부터 얻는 건강, 불필요한 회의와 감정노동으로부터 해방되며 얻는 마음의 여유(엄청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주 볼 수 있는 자유, 집중하기 좋은 환경 등은 업무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고, 생활의 만족도도 더 높아졌다. 이에 따라 같은 업무를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반 이상 단축되면서, 실제로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은 몇 배로 늘어났다.


이 늘어난 자유시간을 처음에는 어디에 쓸지 몰라 방에서 넷플릭스와 게임을 하며 보냈다면, 현재는 틈틈이 요리와 운동을 하고, 내 사이드 프로젝트를 키우는데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두 달 정도 후에 코로나가 끝나면 (희망사항) 발리로 옮겨서 살 생각이다. 말 그대로 '원웨이 티켓(편도)'를 끊어 동남아와 가능하면 남미 곳곳을 여행할 예정이다. 사실상 이직 한 번으로 취미 생활, 여행, 자아실현 모두 가능한 환경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현재 직무 자체는 내가 크게 의미를 두고 있는 업무는 아니지만, 애초에 내 목표는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내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현재 최고의 직장이자 경제적 심리적 안전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회사로부터 정말 많이 배우고 있기도 하다.


지금으로서는 현 회사가 유일한 정기적인 수입원. 너무 많은 것을 공개하는 건가 싶긴 하지만 자랑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투명하게 수입도 공개한다. 현재 내 월급은 400만 원이다.


3. 창업 프로젝트는 절찬리에 진행 중

역시 찾으면 방법이 다 있더라


일단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공개 :

https://ivyathome.co


공개하기 살짝 이른 감이 있지만, 어차피 서비스 론칭이 불과 7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올려본다. 현재의 웹사이트는 단순한 랜딩 페이지로 아이디어 콘셉트 스케치만 해둔 정도이고, 이제 시범 서비스 론칭 후 본격적으로 개발 및 마케팅에 착수해야 한다. 현재까지 들인 돈은 약 60만 원.. 대부분 튜터 구인에 쓴 돈이다. 생각보다 처음에는 튜터가 잘 안 구해져서, 네이버 카페부터 시작해서 페이스북, 구글 광고, 이메일링 등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본 결과 중간에 아 이거 안 되는 건가 포기할까 내가 왜 또 일을 벌인 것인가 등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드디어(!!!) 약 3일 전에 먹히는 방법을 찾았다. 그 결과 약 3일 간 지난 3주 간 들어온 문의의 열 배 이상의 지원자가 들어왔다.


첫 한 달은 천천히 서비스 스케치 및 기획, 렌딩 페이지 제작 후 시장 테스트 (구글 광고 및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반응을 보면서 방향성을 잡았다)를 진행했고, 그다음 한 달은 자금을 구하러 다니며 (정부 지원 사업 지원) 동시에 튜터 구인에 열을 쏟았다. 물론 내가 잠을 줄이며 노동을 갈아 넣으면 돈을 덜 쓸 수도 있었지만, 지난 두 번의 창업을 겪으며 내 정신 상태 = 내 회사의 상태임을 깨닫고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알바로 후배 2명을 고용하여 도움을 얻었다.


6월 론칭 때 튜터 약 20~30명 정도를 데리고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번 월말까지 튜터 구인에만 인건비, 광고비 모든 것을 포함하여 50만 원 정도 들 것 같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튜터는 하버드 출신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컬럼비아나 다른 아이비리그 지원자들이 많이 와 주셔서 어마어마한 지원자들의 스펙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돈을 덜 썼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온라인 플랫폼이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란 힘들다. 초반에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간다. 플랫폼을 만든 후에 양측 공급과 수요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데 마케팅 비용이 또 상당 부분 들어간다. 현실적으로 일 년 안에 수익구간에 들어가면 다행인 수준이다. 통계적으로 신생 기업은 1년 이내 90% 정도 망한다. 정부 지원 사업이 될 경우, 그 돈으로 마케팅과 인건비를 대부분 해결한다고 했을 때 아마 연말 정도에는 수익 구간으로 들어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건 사실 잘 된다고 해도 몇 년이 걸리는 장기 계획이다.


4. 독립 (가출) 했다

TMI지만 중요한 개인사라서 언급


말 그대로다. 의도치 않게 가출해 버렸다. 충동적으로.


이 나이면 사실 출가라는 말이 더 적합하겠지만, 나는 공식적으로 부모님의 허락을 맡고(?) 나온 것은 아니다. 그냥 얼떨결에 집을 나와버렸다. 사실 동남아를 배낭 하나에 의지해서 몇 달이고 자유롭게 방랑하던 버릇이 있어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한국에 있는데도 부모님과 떨어져서 내 공간을 갖는다는 건 내게 있어 새로운 의미를 지닌다. 어쨌든, 전적으로 내 생계를 내가 책임지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독립하는 것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해외에 살 때는 사실 살림을 내가 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빨래부터 청소까지 제대로 하나씩 배워보고 있다. 집이 정말 조용해서 가끔씩 심심한 것 빼고는 아늑하니 정말 좋다. 덕분에 지출은 확 늘어나버렸지만, 다행히도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으니 일단은 감당할 수 있다. 동남아로 이사하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시드 자금을 모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주중에 친구들을 불러서 집에서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수다 떠는 맛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마이너스이지만 정신적으로는 플러스



일단 올해의 절반이 다 되어가는 지금, 목표에 이미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0에서 1이 되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1에서 10이 되는 것은 그것보다 쉽다고 한다. 1000만 원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는데,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잘 되어서 연말까지는 이 숫자를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다들 생각해보지만 하지 못한 일들을 내가 하는 것을 보면서 대리 만족(?) 느끼시라고 이렇게 미주알고주알 투명하게 올린다. 다마고치 키운다고 생각해주시면 고마울 것 같다. 커뮤니티에도 다들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셔서 많은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감사합니다 구독자 여러분. 제 삶의 행복이에요 여러분이. 앞으로도 다양한 TMI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잘 부탁해요!


디지털 노마드, 창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단톡 방은 여기로 ➠

https://open.kakao.com/o/grMQHJ0b


매거진의 이전글 고졸 문과의 실리콘밸리 취업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