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와 직장인 사이의 어딘가

책을 목표로 내 글을 써보렵니다

by 이재인

이쯤되면 상습범 아냐?

라고 생각하셔도 할 말이 없습니다.

사실이기 때문에...


브런치에 1년만에 글을 올립니다. 한두문단씩 써놓고 작가의 서랍에 봉인하길 일쑤였어요. 오늘은 업로드 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양심이 있다면 그래야만 해...


저는 말이죠,


1년 전에 입사한 그 회사, 잘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 5월, 출퇴근길과 답없는 조직생활에 지친 저는 조금 자유로운 직장인이 되고 싶었어요. 제가 들락날락한 구직 사이트는 그래서 사람인이나 원티드가 아닌, 링크드인이었어요. 'remote' 키워드를 걸어두고 원격근무할 수 있는 회사만 찾았어요. 국내 회사는 완전 원격근무하는 곳이 많지 않더군요. 문과 출신의 마케터인 저에게는 그 문이 더 좁기도 했고요.


그렇게 외국 회사까지 범위를 넓혀 찾아보았고, 현재의 회사에 3차 면접까지 보고 입사했습니다. 영국 회사인 이곳은 제가 아시아 지역의 1호 직원이라네요.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 일본인 동료가 한 명 더 생겼어요.


저희 팀은 총 10명인데, 일주일에 두 번 화상미팅으로 회의를 합니다. 업무는 메신저와 메일로 진행하고, 업무에 필요한 건 모두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이게 될까? 싶었는데 되더이다. 사실 엄청 불안했거든요. 원격근무하는 직원이 대부분인 회사지만 다들 유럽인들이라 멀리 떨어진 나 하나쯤 해고해도 모르지 않을까,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냥 열심히 했어요.

그랬더니 여느 회사처럼 시간이 훌훌 가더라고요.


지난 5월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회사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모니터로만 보던 동료들과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짧지만 여행도 함께 했더니 없던 소속감이 살짝 생겼습니다. 그래도 회사는 회사라, 홀로 보낸 자유시간이 제일 즐겁긴 했지만요.


나름대로 글도 많이 썼어요.

그것도 꽤 많이요. 브런치를 방치해놓고 이런저런 미디어에 객원 에디터로 글을 기고했습니다. 취재나 리뷰를 기반으로 한 정보성 글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래서 제 경험이나 생각에 대해 기록으로 정리할 시간은 부족했습니다.


회사 일과 프리랜서 에디터의 일을 1년쯤 병행하니 쉬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닌데, 하루 온종일 클라이언트 생각을 하며 일을 하는 게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에디터 일을 줄였습니다. 대신 자유롭게 내 글을 써보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책, 빵, 그리고 여행.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쓰되 읽는 누군가에게 재미든 유익함이든 긍정적인 무언가를 전달해줄 수 있는 그런 글이요.


새삼스럽게 글쓰기 준비를 해봅니다.

지난 5월,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장강명 작가의 <책 한번 써봅시다>를 읽었어요. 명확한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책을 써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한 책이에요. 방법론적으로도 접근하지만 책쓰기의 황홀함이라든가, 대의라든가, 작가만이 느낄 수 있는 뿌듯함도 알려주어 좋았습니다.


동시에 유명 작가로서 우월감에 도취되어 있지 않고 직업인으로서 담백하게 책쓰기를 권하는 것도 진심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저도 책쓰기를 목표로 글을 써보려고요! (급발진)


에세이를 쓰고 싶어요.

주제는 '여행하는 직장인의 삶'이 될 것 같습니다. 기술이 없는 일반 사무직도 디지털 노마드처럼 일할 수 있다는 걸 제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풀어내고 싶어요. 세상엔 다양한 유형의 워크라이프가 있다는 걸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브런치에서 동료와 번갈아가며 여행기를 쓰던 게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거든요.


떠돌이 직장인의 여행기, 열심히 기록해보겠습니다.

다음달에 방콕으로 가족 여행을 갑니다. 그리고 10월에는 시카고 한달살기에 도전합니다. (스포) 소상히 기록으로 남겨볼게요.


자유로운 여행기와 타지에서의 근무일지가 혼재된, 족보없는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서도, 생각나는대로 솔직하게 글쓸 생각을 하니 왠지 들뜹니다.


여행하지 않는 집순이 일상도 자주 적어보겠습니다. 별일없는 일상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런두런 말이 많으니까요 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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