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위 말하는 아침형 인간이다. 새벽 4시 30분, 나의 알람시계는 맞춰져 있지만 비교적 그 언저리에서 알아서 일어난다. 그냥 몸이 알아서 일어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정말 곤욕이라고 한다. 하긴 옆에 누워있는 흑사장을 봐도 그렇다. 지극히 일반인인 흑사장은 저녁에 늦게 잔다. 12시는 기본이고 1시~2시, 당연히 새벽에 잘 못 일어난다.
일찍 일어나려면 당연히 일찍 자야 한다. 내 몸은 저녁 10시 정도면 피곤함을 알린다. 전조증상은 저녁 9시부터 시작이다. 10시에서 11시 정도, 늦어도 12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덕분에 어렸을 적 내 친구들은 지금까지도 내 이야기를 한다. 같이 뭘 하고 놀 수가 없다고...... 그도 그럴 것이 같이 모여도 그들은 9시부터 즐기기 시작해야 하는데 나는 9시부터 잘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당연히 만나는 사람들도 바뀌었다. 내 패턴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침형 인간을 만들어 준 것은 다름 아닌 '내 어머니 김여사'다. 워낙 부지런하면서도 엄격했던 ' 김여사'는 아침마다 업소형 청소기를 돌렸다. '아침이다. 일어나' 그것도 딱 한 번이다. 아직 눈도 못 뜨고 누워있는 나와 동생에 아랑곳하지 않고 온 방의 창문을 다 연다. 덮고 있는 이불을 ' 확' 걷어버린다. 그리고 당시 100만 원이 넘었던 고가의 업소용 청소기를 돌린다.
그 청소기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지금도 청소기 소리를 싫어할 정도로 트라우마가 있다. 귀가 예민한 편인 나는 이 청소기 소리를 유독 못 참아했다. 동생은 잠이 많아 그 속에서도 잠이 덜 깼지만 나는 거의 자동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오죽했으면 어렸을 때 한 번만 늦잠을 자보는 게 소원이었다. 덕분에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아침 8시 이후까지 잠을 자본적이 없다.
덕분에 아직도 아침 일찍 청소기 돌리는 소리를 싫어한다. 고요한 아침을 청소기 소리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 최악이다. 어렸을 때 그 기분과 싫었던 감정을 자연스레 떠올리기 때문이리라. 어찌 되었건, 그때 남긴 김여사의 유산 덕에 성인이 된 지금은 나름대로 수월한 삶을 살고 있다. 아무리 늦게 자도 날을 새지 않는 한 늦잠이란 게 없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늦게까지 회식이 이어지거나 야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 아침형 인간이 되게 도와주지 않는 환경'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에서는 이 ' 아침형 인간'에 대한 생각이 남아있었다.
밤늦게 까지 함께 무언가 <회식, 단합대회, 야근> 등을 하는 게 문제였다. 늦게 들어오고 늦게 자고 그러니 아침형 인간이 될 수가 없다. 결단을 해야만 했다. 필요한 회식이 아니고선 줄이고 야근은 최대한 빨리 끝냈다. 못할 것은 차라리 다음날 새벽에 와서 하게끔 조정을 했다. 그랬더니 점점, 내 몸이 좋아하는 패턴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눈치가 많이 보였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에게서 질타?? 같은 것도 받고 ' 왜 그러냐?'는 이상한 눈초리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리는 미래상엔 ' 밤늦게까지 술 먹고 놀고, 함께 하는 그런 사람들'은 없었다. 과감하게 잘라내고 내가 원하는 패턴을 만들기 시작했다. 몇 개월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도 '일찍 자야해서 집에 가야하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었다. 환경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새벽시간은 나만의 창조의 시간이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새벽형, 아침형 인간이라는 것은 많이 들었다. 그런 책을 보고 나도 그래 실천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다 보니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인 것 같다.
처음엔 그냥 일어나서 하고 싶은 것을 했다. 기분이 내키는 대로, 운동도 해보고, 책도 읽어보고, 그냥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기도 하고..... 한동안 그렇게 지내니 남들보다 조금 빨리 일어나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조금 일찍 잔다는 것 외에 특별한 게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선천적 아침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이점을 전혀 활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의식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새벽 4시 반 , 5시에 일어나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몇 년간의 수많은 시행착오 덕에 운동, 명상, 책 읽기, 긍정 확언, 글쓰기로 추려졌다. 처음에는 타이탄의 도구들처럼 운동을 먼저 했다. 아침운동은 매우 좋았다. 하지만 한 시간 동안 달리거나 수영을 하고 나면 하루 종일 내 몸이 피곤했다. 명상을 먼저 해보았다. 계속해서 졸기 일쑤였다. 졸다 깨다 반복해서 그냥 누워서 하는 것도 명상이려니 하는 이상한? 합리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냥 일어나지 말고 풀 취침이 더 낫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나만의 ' 새벽 패턴' 이 만들어졌다. 지금 최적화된 패턴은 일어나자마자 긍정 메시지 / 확언읽고 메세지 단톡방에 전달 -커피 우리기 - 세수하기 - 스트레칭 -독서 - 명상 - 글쓰기 순서가 되었다. 내가 지금 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모두 아침에 끝내게 된다. 당연히 뿌듯함은 둘째요 에너지와 자신감이 뿜어져 나온다. 내가 아침에 가장 활기찰 수 있는 이유이다.
사람은 ' 습관' 대로 사는 동물이다. 이 습관에 의해 몸이 기억을 하고 그에 따른 감정이 생긴다. 이 감정에 의해 내 주변에 어떤 ' 자기장과 에너지'가 형성이 된다. 마치 양파 2개에 긍정과 부정의 실험을 한 것과 같다. 하나의 양파에는 100일 동안 긍정의 말, 다른 하나는 욕설 등 나쁜 말을 했다. 긍정의 말을 한 양파는 쑥쑥 자랐다. 뿌리도 건강했다. 부정과 욕설이 가득한 양파는 점점 시들어간다. 그리고 죽는다.
이 에너지는 전파력도 강하다. 내가 내 패턴대로 충실하면 플러스 에너지가 나온다. 이 플러스 에너지는 강력하게 다른 사람을 끌어당긴다. 내게 유독 상담이나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나와 이야기를 하면 '에너지가 뿜뿜된다' 는 '평' 이 유독 많았다
주위 사람들 중 유독 사람을 끌어당기는 사람이 있다. 그리 예쁘지 않아도 특별히 잘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사람들이 몰린다. 내 경우가 그렇다. 예전에는 사람을 좋아해서 그들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면 정작 나를 위한 에너지는 남아 있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완전 고갈상태다. 그렇다보니 함부로 사람을 만나서도 안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불어 내 시간을 귀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법도 알게 되었다.
뭐든지, 나에게 맞는 게 중요하다. ' 버섯'이 몸에 좋다고 한다. 누군가는 ' 생버섯'을 뜯어먹고 누구는 데쳐먹고 누구는 다른 요리와 섞어 먹는다. 사람마다 소화를 시키는 기능도 다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나에게 맞게 먹는 것은' 버섯' 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하다.